이혼은 분명 인생을 통틀어 손꼽을 만큼 끔찍한 경험이 될지도 모른다. 분명 내 인생의 반려자라 믿어온 그 사람에게서 느끼는 배신감, 나 자신에 대한 실망과 아이들에 대한 죄책감, 어디 그뿐인가? 원만한 합의가 안 될 경우 친권과 양육권, 그리고 재산 분배 다툼 등, 넘어야 할 산이 한두 개가 아니다. 특히 그 사이에서 불안해할 아이들을 생각하면 마치 아이들 미래도 망쳐놓는 것 같아 견디기 힘들 정도다.
“이혼은 인생의 불행한 사건이 아니라 새로운 삶으로 향하는 또 다른 문이 되어야 한다.” 미국의 자기계발 분야 베스트셀러 작가인 데비 포드는 이혼으로 인해 지옥 끝까지 떨어지는 고통을 경험한 후 질문의 답을 알기 위해 스스로를 치유하기 시작했다. 이혼이라는 불행한 사건을 겪었다고 해서 인생이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그녀는 이혼을 통해 자신의 좋은 면과 나쁜 면을 온전히 사랑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었다고 말한다.
우리는 모두 완벽하지 않다. 누구나 한 번쯤은 실수를 한다. 좌절도 겪고, 절망도 한다. 하지만 그것을 어떻게, 얼마나 빨리 극복하는지는 천차만별이다. 여기, 이혼의 상처를 극복하는 7가지 단계가 있다. 이제 남은 일은 새로운 삶을 위한 문을 열고 뚜벅뚜벅 걸어 나가는 것뿐이다.


일은 벌어졌다. 이미 과거로 지나간 일이다. 그런데도 이혼을 경험한 많은 이들에게 과거의 고통은 현재진행형이다. 머릿속에서는 상처받은 장면들이 계속해서 반복 상영되고 종내는 현실과 환상의 경계가 모호해진다. 첫 번째로 해야 할 일은 이혼의 상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체념하란 소리가 아니라 사실과 우리의 머릿속에서 제멋대로 써진 소설을 구분하란 소리다. 예를 들어 ‘남편이 나를 떠났다’는 사실이지만 ‘내가 사랑받을 자격이 없어서 남편이 날 떠난 것이다’는 소설이다. ‘아이가 학교에서 문제를 일으켰다’는 사실일지 몰라도 ‘우리의 이혼으로 아이가 상처를 받았다’는 소설이다. 이렇게 벌어진 일을 극적인 과장 없이 정확하게 하나하나 적어본다. 그 목록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상황이 내가 생각한 것보다 그렇게 심각한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 것이다. 그리고 고통의 시간은 순식간에 평화의 시간으로 바뀐다.


이혼은 그 자체로 충분히 고통스러운 일이다. 그냥 두면 감당하지 못할 거라는 두려움 때문에 많은 이들이 저항한다. 그러나 현실을 받아들이지 않고 저항하게 되면 그 상황이 주는 감정적인 고통에 갇히게 된다. ‘내가 계획한 인생은 이게 아니야. 뭔가 잘못됐어’라고 말하며 이루지 못한 기대에 대한 실망과 분노에 사로잡히는 것이다. 하지만 내가 처한 상황에 초연하기로 마음먹으면 다시 자유를 느낄 수 있다. 나를 편안하게 하는 데 필요한 것은 모두 내 안에 있음을 믿어야 한다. ‘비록 내가 원한 모습은 아니지만 나는 현실을 마주 볼 거야.’ 이것이 바로 정답이다.


가장 약하고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마음을 열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두려움의 벽을 넘어 신념을 지닌다면 기적을 만날 수 있을지 모른다. 기적은 기적에 열려 있을 때만 만날 수 있다. 내가 준비만 된다면 우주는 필요한 만큼 나를 지지해줄 준비가 되어 있다. 그 지지는 좋은 책이나, 친구, 새로운 사건 등 여러 형태로 나타난다. 우리는 마음의 벽을 허물고 무언가에 이끌릴 준비만 하면 된다.


이제는 이혼의 원인을 타인에게 돌리는 일을 멈추고 나에게 초점을 맞출 때다. 나를 비난하면 우울증과 후회를 감당할 수 없을 것 같아 남을 비난하는 것이다. 그러나 진정한 치유를 원한다면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두려움과 대면해야 한다. 나에게 집중하자. 뭔가 감정이 치밀어 오른다면 심호흡을 하고 눈을 감는다. 그리고 지금 느끼는 감정이 무엇인지 냉정하게 생각해보는 것이다. ‘무엇 때문에 슬프지? 꿈이 깨져서? 그가 사라져서?’ 그렇게 근원을 찾아가다 보면 진정한 진실을 만나게 된다. 종종 머리는 마음과 다른 것을 말하기 때문이다. 이것이 진정한 치유의 시작이다.


우리가 고통을 받는 것은 인생의 힘든 사건들 때문이 아니라 그 사건을 특정 방식으로 보겠다고 결정한 우리의 선택 때문이다. 다른 시각으로 보면 행동, 습관, 사람 등 세상이 전부 다르게 보인다. 이것을 깨닫는 것이 중요하다. 상처를 치유하려면 인간관계를 다양한 관점에서 봐야 한다. 그동안 나의 관점에서만 상황을 지켜봤다면 이제는 상대의 관점에서 모든 일을 재구성해보자. 경험의 새로운 해석은 충격적이고 불쾌한 사건 뒤에 숨은 의미를 발견하게 해준다. 그러고 나면 그 사건을 넘어 앞으로 나아갈 힘을 얻게 된다.


분노하고 실망하는 것은 아주 쉽다. 그것은 자연스러운 반응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운 사람을 용서하려고 하면 마음속 어딘가에서 강한 거부감이 솟구쳐 오른다. ‘내가 왜 용서를 해야 해? 내가 과거에 얼마나 고통스러웠는데!’ 하지만 현재의 고통에서 벗어나려면 용서해야 한다. 정신적, 육체적으로 완전히 이혼하려면 용서해야 한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이유, 아이의 고통을 덜기 위해서라도 용서해야 한다. 서로 미워하는 부모 사이에서 자라나는 아이의 상처는 끔찍하기만 하다. 물론 용서는 힘든 일이지만 의지만 있다면 이미 절반은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고 나면 다음 인생으로 가는 길이 열린다.


용서하는 데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지만 창조의 법칙은 저절로 자신의 모습을 드러낸다. 기꺼이 모든 것을 용서했을 때 내 인생은 이미 다른 모양을 띠기 시작한다. 삶이 고통스러울 때는 누군가가 이 고통을 끝내줬으면 하고 바라게 된다. 그러나 그것을 스스로 견뎌낸 자만이 온전하고 위대한 존재가 될 수 있다. 이제 새로운 인생이 시작되었다. 과거와 얽혀 있는 매듭을 모두 풀고 앞으로 다가올 새로운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것이다.

서울가정법원 ‘솔루션 모임’
부부가 이혼할 때 가장 크게 상처를 받는 사람은 아마도 자녀일 것이다.
많은 아이들이 자신이 잘못해서 부모가 이혼했다고 굳게 믿기 때문이다. 서울가정법원 솔루션 모임은 이런 아이들을 위해 부모들에게 ‘이혼 잘 하는 법’을 훈련시킨다. 이혼 소송을 원만하게 마무리 짓는 법, 이혼 후 자녀 양육 방법, 비양육 부모와의 1박 2일 캠프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다. 이러한 문제들을 감당하기 힘들다면 이와 같은 프로그램을 통해 좀더 빨리 상처를 극복해보는 것은 어떨까.
문의 http://slfamily.scourt.go.kr






자료제공ㅣ우먼센스
기획 장은성 기자
글 홍유진(프리랜서)
참고도서 <혼자 걷다>(데비 포드 저, 추미란 역, 민음인)
사진 윤병석

by 트래블러 2011. 7. 17. 02:43

주부의 영역이 점점 넓어지고 있다. 사회 활동이 늘고 있고, 내조의 여왕 자리도 놓치지 않아야 하며, 아이들을 위한 교육 학습 매니저 역할은 기본이다. 가정 CEO란 말이 그대로 들어맞는다. 그렇게 할 일이 늘다 보니 버거울 때도 많은 것이 현실. 내가 행복해야 가족 모두가 행복해진다는 것은 모든 가정문제 전문가들의 충고다. 2011년, 나와 가정을 바로세우고 모두가 행복해지는 몇 가지 지침을 정리해보았다.

주부 백서 1

가정의 평화 지키는 내조의 여왕 되기

1 품격 있는 남성은 아내가 완성시킨다

이따금 아주 멋스러운 남자를 보게 된다. 잘 다려 입은 와이셔츠에 세련된 패션, 일할 때 더 빛나는 매력과 건강미…. 유부남인데도 자신만의 스타일에 대해 잘 알고 가꾸는 것을 보면 자기 관리가 매우 철저한 사람이라는 생각도 든다. 그러나 반드시 알아두어야 할 것이 있다. 스타일이 매우 좋은 유부남이 있다면 그것은 그 남자의 스타일이 아니라 부인의 작품이라는 것. 여자의 손이 닿지 않은 남자는 어딘지 모르게 빈곤해 보인다. 남편의 헤어스타일, 피부, 넥타이, 깨끗한 옷, 양말 한 켤레까지 챙겨주는 부인이 없다면 그럴 수밖에 없다.

노희경의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에는 주인공의 큰딸 연수가 불륜에 빠진 장면이 나온다. 그녀가 정신을 차리게 되는 것은 불륜남의 집에서 지울 수 없는 부인의 세심한 흔적을 발견하면서부터다. 자신이 그토록 사랑했던 남자가 결국은 부인이 만든 하나의 작품이었음을 처절하게 깨닫게 된 것이다. 남성의 스타일과 품격은 여자 손에서 결정된다. 내 남편의 스타일에 지울 수 없는 내조의 향기를 더해주자.

2 엄마나 누나처럼 굴지 마라

세상의 어떤 남자가 아내에게 통제 받는 것을 좋아할까. 그러나 주부가 경제권을 쥐고 모든 가정 관리의 권한을 갖게 되면, 아내는 어느 순간부터 엄마나 누나의 역할을 자처하게 된다. 그러한 ‘누나 마인드’는 남편을 시시때때로 들볶게 만든다. “휴일인데 애들하고 놀아줄 생각은 않고 잠만 자느냐”, “결혼하고 나서 나한테 가방 하나 사줘본 적 있느냐”, “누구네 집은 벌써 아파트 장만했다는데 우리는 어느 세월에 내 집을 마련하겠냐” 등 레퍼토리는 끝이 없다. 많은 남편이 ‘마누라’라는 단어에 자동적으로 ‘잔소리’를 떠올리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당신의 남편이 건강한 보통 남자라면 아내로부터 지나치게 통제받거나 잔소리를 듣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는 게 당연하다. 아내가 마치 어린 시절 자신을 무릎 꿇리고 벌을 세우는 엄마나 선생님처럼 여겨진다면, 그 순간부터 남편은 자신의 잘잘못을 떠나 아내로부터 들볶이는 상황 자체에 진저리를 치게 된다.

사실 아내의 잔소리에 명분이 없는 것은 아니다. 다 옳은 말이고, 다 같이 잘살자는 하소연이다. 그러나 명심해야 할 것이 있다. 결혼하면 여자는 남편에게 모든 것을 걸지만 남편에게 아내는 생활의 일부분일 뿐이라는 것이다. 아내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아내 편을 들어주고 싶지만 집안을 책임져야 한다는 가장의 부담이 만만하지 않기 때문이다. 주부나 아이들에게도 마찬가지지만 남편에게도 가정은 편히 쉴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 그리고 그 역할은 바로 아내에게 달려 있다.

3 모르는 척하는 게 좋을 때도 있다

믿음, 소망, 사랑 중 부부지간에 가장 중요한 것은 믿음이라고 한다. 수십 년간 동고동락했다 할지라도 부부 사이의 신뢰는 깨지기 쉬운 유리그릇과 같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많은 주부가 ‘의부증’을 경험해본 적이 있다고 한다. 한 주부의 의부증은 남편 옷에서 나는 향수 냄새에서 시작되었다. 남편은 ‘회식 자리 때 옆에 앉은 여직원이 너무 진한 향수를 뿌린 것뿐’이라고 설명했지만, 한번 시작된 의심은 상상의 나래를 펴기 시작했다. 허구한 날 이어지는 야근도 의심스럽고, 자기 앞에서 받지 않는 전화는 모두 밀애의 증거인 것만 같았다. 남편에게도 아내에게도 지옥 같은 날들이었고, 결국 부부 상담을 받은 끝에 아내의 의부증임이 판명되었다.

이런 극단적인 경우가 아니더라도, 사소한 의심 때문에 크고 작은 불화가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어차피 남편의 바깥생활을 모두 감시할 수 없다면, 두 눈 꾹 감고 인정해주는 대인배 정신이 필요하다. 가정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주는 나쁜 짓을 저지른 게 아니라면, 그냥 모르는 척해주는 것도 미덕이다. 아내의 관대함을 악용할 정도로 못된 남편은 실상 그리 많지 않다.

4 남편에게 섹스를 강요하지 마라

섹스는 부부 관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요소다. 여자가 먼저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입 밖에 꺼내는 일이 금기시되었던 과거와 달리 요즘은 섹스에 대해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놓는 여자가 늘고 있는 추세다.

생물학적으로 여자의 성은 중년으로 들어서면서 절정을 맞게 되는데, 남자들은 20대에 절정이다가 점점 욕구가 약해진다는 설도 있다. 그래서인지 중년 부부의 경우 남자들의 약해진 성 기능 때문에 크고 작은 다툼이 일어나는 경우를 볼 수 있다. 이렇게 성적인 취향이 점점 어긋나다 보면 어느 순간 섹스리스 부부가 된 자신을 보게 된다.

하지만 섹스는 어느 한쪽이 원한다고 되는 일이 아니다. 두 사람의 가장 농밀한 상호작용이며, 자발적인 욕구가 있을 때 가능한 일인 것이다. 즉, 남편에게 섹스를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유도해야 한다. 물론 자신이 원하는 대로 유도하는 것 또한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다만 몇 가지만 유념하도록 하자. 첫째, 부부 중 한 사람이라도 성생활을 의무로 생각한다면 두 사람 모두 즐거운 성생활을 누릴 수 없음을 기억한다. 둘째, 항상 남자가 섹스를 이끌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버린다. 마지막으로 자신의 의사 상태를 말이 아닌 다양한 방법으로 표현한다. 눈빛, 몸짓, 특별한 제스처 등 부부이기에 통할 수 있는 방법으로 자신의 애정과 욕구를 마음껏 표현하는 것이다.

5 남편은 돈 벌어오는 기계가 아니다

물가와 세금은 끝없이 오르는데 남편 월급은 몇 년째 제자리걸음이다. 특히 남편 한 사람의 수입으로 생활하는 외벌이 가정이라면 대출 이자, 사교육비, 관리비, 생활비, 교통비, 남편 용돈, 각종 공과금과 경조사비 등 저축은 꿈도 꾸지 못할 형편이다. 앞이 보이지 않는 현실에 짜증은 남편에게로 향하기 마련. 밖에서 힘들게 일하는 것은 잘 알지만, 다른 집 남편은 뭐 일 안 하나? 오히려 용돈도 많이 받아가는 것 같고, 술 담배도 많이 하는 것 같아 불평불만이 쌓여가다 결국 “돈 없다”, “술자리에서 왜 당신만 돈을 내냐”, “우리 살기도 빠듯한데 시댁에 용돈이 웬 말이냐” 등등의 싸움으로 비화되고 만다.

아내의 지나친 돈타령은 남편을 비뚤어지게 만든다. 그리고 가정 경제의 어려움을 남편 탓으로 돌리는 것은 비겁한 짓이다. 남편은 결코 현금인출기가 아니다. 아내의 역할은 왜 돈이 없을까 걱정하고 징징대는 것이 아니라 정해진 수입 안에서 어떻게 지출의 규모를 줄여 최대한 쾌적하고 행복하게 지낼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것이다.

줄일 수 있는 것은 과감하게 줄이고, 언젠가 다가올 볕들 날을 위해 견디는 시간이라고 생각하자. 언젠가는 남편도 지혜로운 아내에게 고마움을 표할 날이 올 것이다.

6 룰을 지키며 싸워라

수십 년 넘게 한집에 살면서 한 번도 싸워본 적이 없다는 소위 잉꼬(?) 부부들을 보게 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부부 싸움이 없다는 것이 곧 원만하고 좋은 관계를 뜻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가정 또한 여러 사람이 모여 사는 하나의 조직인데 어떠한 일에도 이견이 없다는 것은 누군가가 자신의 생각을 강요하거나 한쪽이 참고 산다는 의미라는 것. 즉, 무조건 싸움을 억제하는 것은 건강한 커뮤니케이션을 막는 일일 수도 있다는 거다. 경제학자 조관일 박사는 “갈등이나 불만을 혼자 가슴에 품고 있는 것보다 싸움이 되더라도 털어놓아 서로의 속마음을 알고 갈등을 해소하는 것이 훨씬 낫고, 부부가 무관심한 것보다는 싸우는 게 낫다”고 말한다. 흔히 싸움은 불화의 지표로 인식되곤 하지만, 때로는 가장 적극적이고 신속한 소통의 한 방법이 되기도 한다. 특히 부부 사이에는 더욱 그렇다. 하지만 싸움이 진정한 소통이 되게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룰이 필요하다. 예를 들면 ‘반드시 한 가지 주제로만 싸운다’, ‘남과 비교하지 않는다’, ‘상대방을 깎아내리지 않는다’ 등 부부가 함께 정해보는 것도 좋다.

또한 중요한 것은 부부 싸움으로 승패를 가르려고 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부부 싸움의 결론은 이기고 지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화해여야 한다. 화해하기가 어렵다고? 그렇다면 ‘부부 싸움은 칼로 물 베기’라는 명언이 왜 나왔는지 곰곰이 생각해보자.

7 불륜은 실수가 아니라 습관이다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한다. 내 남편도 실수를 한다. 사람마다 조금씩은 다르겠지만 상대방의 실수를 눈감아 줄 수 있는 마지노선이란 게 있다. 도박, 가정 폭력, 알코올중독 등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아내의 마음을 가장 비참하게 만드는 것은 역시 남편의 불륜이다. 불륜을 저지르는 남편들의 변명은 너무 천편일률적이어서 오히려 안쓰러울 정도다. 자신의 유전자를 널리 퍼뜨리기 위한 종족 번식의 본능이라는 생물학적인 이유부터, 이 정도 외도는 사회생활을 하는 남자가 겪어야 할 어쩔 수 없는 고충이라며 말도 안 되는 변명을 늘어놓기 일쑤다.

문제는 이에 대응하는 여자들의 태도다. 처음에는 배신감과 상처받은 자존심에 정신을 차릴 수 없지만 차츰 현실이 눈에 들어온다. ‘이혼하면 우리 아이들은 어떻게 하지?’, ‘돈은 누가 벌지?’ 실제로 남자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용서를 구하면 대다수의 아내들이 남편을 받아들이고 눈감아준다고 한다. ‘사람인데 한 번 정도 실수할 수도 있는 거지’ 위안하면서 자신을 힘들게 했던 만큼 남편이 더 잘할 거라는 알량한 희망을 가져보기도 한다.

물론 사람이라면 누구나 실수할 수 있지만 문제는 남자들에게 외도는 실수가 아니라는 것이다. 언제고 죄책감 없이-들키지만 않는다면- 즐길 수 있는 놀이이자 습관으로 굳어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남편의 이러한 못된 습관을 막기 위해서는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 부부 관계가 질리지 않게끔 변화도 주어보고, 외도할 경우 무시무시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는 엄포를 말로 그치지 말고 각서로라도 받아둔다. 그리고 언제라도 쿨하게 홀로서기를 할 수 있도록 나만의 힘을 키워두어야 한다. 최악의 상황을 염두에 두라는 뜻이 아니다. 남편에게 의지하는 삶이 아니라 자기 자신에게 보다 집중하는 삶을 사는 주부라면 누구도 쉽게 딴 짓을 하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주부 백서 2

맹모 못지않은 현명하고 똑똑한 엄마 되기

1 자식 앞에서는 절대 말을 함부로 하지 마라

자식 교육의 기본은 부모가 롤 모델이 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즉, 아이가 공부를 열심히 하길 원하면 부모가 먼저 책 읽는 모습을 보여주고, 아이가 고운 품성을 갖길 원하면 부모도 마음씨를 곱게 써야 한다. 그중에서도 아이들이 가장 빠르게 습득하는 것이 바로 ‘말’이다. 어느 날 마냥 어린 줄만 알았던 세 살배기 아이가 원하는 간식을 주지 않자 엄마에게 ‘재수 없어’라는 말을 내뱉는다. 엄마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을 수밖에 없다. 자신이 평소에 버릇처럼 쓰던 말이기 때문이다.

단순히 상스러운 말을 쓰지 말라는 소리가 아니다. 말에서는 그 사람의 성품과 됨됨이가 드러난다. 아이가 한 방에 있는 가운데 아줌마들과 수다를 떨면서 남편의 흉을 본다거나 헐뜯는 말을 자주 하면 아이의 세상을 보는 관점도 그에 따라 비뚤어질 수밖에 없다. 특히 어린 시절에는 부모를 통해 사회성을 배우기 때문에 엄마가 어떤 말과 행동을 했는지 아이의 뇌리 깊숙이 박히게 된다.

2 부담이 되는 사교육은 안 시키느니만 못하다

요즘 아이들은 어른들보다 더 바쁘다. 학교에서는 점점 시험이 많아지고, 좋은 성적 받으려면 학원에서 보충도 해야 하고, 문화적 수준을 높이려면 악기 한두 개쯤은 다룰 줄 알아야 하며, 글로벌 시대에 살아야 하니까 원어민과 함께하는 영어 수업은 필수다. 이러니 웬만한 시간표는 분단위로 쪼개져 있고, 아이들은 다음 학원에 늦지 않기 위해 뛰느라 제대로 밥을 먹을 새도 없다.

부모는 부모대로 걱정이 많다. 무지막지한 사교육비에 가정 경제가 휘청이는 것도 문제고, 아이들이 투자한 만큼 배워올까 걱정도 끊이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아이에게 주어진 교육의 기회가 남보다 못하다는 생각이 들면 당장 이사라도 가고 싶은 생각에 가슴이 벌렁거린다. 이래저래 해도 걱정, 안 해도 걱정인 게 바로 초등학생 사교육이다. 아이도 힘들고, 엄마도 힘들다.

이렇게 서로 힘들게 만드는 악순환은 엄마가 먼저 끊어버리자. 어차피 아이들은 쉽게 배우고 쉽게 잊어버린다. 태권도 학원 다닌다고 엄청나게 건강해지는 것도 아니고, 바이올린을 배운다고 세계적인 음악가가 되는 것도 아니다. 그래도 안심이 안 된다면 영어학원이나 아이 특성에 맞는 학원 한 군데만 정해서 꾸준히 보내자.

3 자식도, 부모도 비교는 절대 금물

이제는 하나의 고유명사로 굳어진 ‘엄친아’. 이 단어가 등장하자마자 폭풍 같은 이슈를 불러일으킨 건 아마도 그 속에 수십 년 동안 엄마 친구 아들과 비교 당한 수천만 평범한 자식들의 애환이 서려 있기 때문일 것이다. 엄마로서는 자식들에게 긍정적인 자극을 바라고 한 말일 테지만 자식들 입장에서는 농담으로 받아들이기에도 씁쓸한 말이기 때문이다.

누가 뭐래도 세상에서 가장 금쪽같은 자식이 조금씩 남보다 뒤처져 보이기 시작할 때는 아이의 대체적인 성적에 윤곽이 잡히면서부터다. 그러다 사춘기에 들어서면서 말대꾸까지 늘어나면, 엄마는 도저히 잔소리를 하지 않고는 배길 수 없게 된다. 아이의 행동이 얼마나 잘못된 것인지를 설명하려면 뭔가 근거가 있어야 하는데, 얼른 떠오르는 것은 이웃집 아줌마가 늘어놓은 자식 자랑뿐. 그러나 엄마도 알고 자식도 안다. 비교하고 강요한다고 해서 아이가 대번에 바뀔 리 없다는 것을. 게다가 세상에 얼마나 다양한 인간이 있는데 다른 집 자식과 똑같기를-혹은 더 잘하기를-바라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요즘은 반대 현상도 종종 일어난다고 한다. 자녀들이 “누구네 집 엄마는 어학연수도 보내준다던데”, “김연아 엄마처럼 내 뒷바라지 해줬어봐, 내가 벌써 금메달 땄지!” 하고 따지는 것. 부모든 자식이든 비교당해 기분 좋은 사람은 없다.

4 풀어줄 때는 풀어주고 조일 때는 조여라

말은 쉽지만 가장 어려운 주문이기도 하다. 아이를 세심하게 보살피려고 하면 간섭한다고 싫어할 것 같고, 그렇다고 모르는 척 내버려두자니 내 속도 답답하고 아이는 아이대로 섭섭해한다. 도대체 언제 풀어주고, 언제 조이란 말인가. 다른 말로 표현한다면, ‘관심’은 두되 ‘관리’하려 하지 마라. 즉, 아이에게 필요한 사랑과 관심은 모자라지 않게 주어야 하지만 아이의 의사결정을 고려하지 않고 엄마 마음대로 휘둘러서는 안 된다는 소리다.

보통 아이들이 중학생 정도가 되면 자기 할 일은 자기가 알아서 할 수 있다. 공부도 동기부여만 제대로 된다면 시키지 않아도 잘한다. 물론 처음에는 서툴 수 있다. 그때 필요한 것이 애정 어린 기다림이다. 아이가 홀로설 수 있는 시간을 기다려주지 못해 하나부터 열까지 가르치려 하다 보면, 아이는 아이대로 빗나가고 엄마는 엄마대로 힘이 빠진다.

아이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스스로 자신이 원하는 행복을 찾아갈 수 있는 자존감과 자립심이다. 그것만 기억한다면 언제 풀어주고, 언제 조일지 실마리가 보이기 시작할 것이다.

5 사춘기 아이와의 성적 대화를 부끄러워 마라

요즘 아이들, 정말 빨리 큰다. 특히 사춘기 자녀를 둔 주부들은 하나같이 말한다. “우리 사춘기 때랑 요즘 애들은 달라도 너무 달라.”

실제로 한 전문기관의 조사에 따르면, 초등학생의 약 2.5%가 성 경험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질병관리본부에서는 청소년이 흡연을 시작하는 평균 연령은 12.4세이며, 음주는 12.6세에 처음 시작하고, 첫 성 경험은 14.2세로 해마다 낮아지는 추세라고 밝히기도 했다.

굳이 설문조사를 들먹일 것도 없이 내 아이와 주변만 둘러봐도 얼마나 달라졌는지 피부로 느낄 수 있다. 초등학교 3학년 아들이 여자친구와 사랑한다는 문자를 주고받고, 유치원생이 커플링을 한다. 음란물을 접하는 경로도 무척 다양해졌다. 문제는 이렇게 조숙한 우리 아이의 성장을 정작 엄마들은 잘 모르고 있다는 것이다. 마냥 어리게만 보이는 아이가 어느새 커서 이성교제를 하고, 사랑의 행위를 한다는 것 자체를 인정 못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중요한 시기를 어색하고 부끄럽다는 이유로 제대로 이야기 한번 나눠보지 못하고 혼자 지나게 할 수는 없는 일이다. 학교에서도 형식적인 성교육만 실시하고 있는 상황이라 엄마의 역할은 더더욱 중요하다. 어설픈 성교육보다는 아이들이 성에 대한 인식이 왜곡되지 않도록 긍정적이고 밝은 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다. 이때 명심할 것은 엄마가 괜히 더 부끄러워해선 안 된다는 점이다. 아이는 그런 엄마의 모습을 보고 성에 관한 이야기는 어른과 나누기엔 부끄러운 것이란 생각에 마음의 문을 닫게 된다.

6 아이가 보내는 SOS 신호를 그냥 지나치지 마라

2009년 교과부의 발표에 따르면 한 해 동안 자살로 목숨을 잃은 청소년이 무려 2백2명이나 된다. 중고생이 대부분이었지만 초등학생도 6명이나 돼 충격을 안겨주었다. 자살 원인은 가정 문제, 우울증, 성적 비관, 이성 관계 등등 다양했다. 그 아이들이 죽기를 결심하기까지 이와 같은 문제에 대해 고민했던 시간은 결코 짧지 않았을 것이다. 직접적인 요청은 아니었어도 여러 가지 표현으로 누군가가 어려움에 처한 자신을 구해주기를 간절히 바랐을 것이다. 만약 우리 아이가 그런 생각을 한다면? 상상만으로도 아찔하다.

많은 부모, 아니 어른들이 갖는 편견 중 하나가 아이들에게는 미래가 더욱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미래의 꿈을 위해, 어른이 되었을 때의 행복을 위해 학생 때는 열심히 공부하고 부모님 말씀에 복종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살면서 행복을 제대로 누려보지 못한 아이는 감히 미래도 꿈꿀 수 없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한 번도 가져보지 못한 아이는 앞으로 잘될 것이라는 희망을 차마 가지지 못한다. 이 아이들이 보내는 신호는 흡연, 음주, 가출 등의 탈선 행위이기도 하고 우울증, 대화 단절 등의 일방적인 소통 중단 형태를 띠기도 한다. 이러한 아이들을 야단치고 윽박지른다고 해결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저 매 순간 애정과 관심을 보이는 일을 결코 멈추지 말아야 한다. 언제 아이들이 SOS 신호를 보낼지 모르기 때문이다.

7 공감하는 능력을 키워줘라

생명을 보면 놀라워하고, 타인의 죽음을 슬퍼하며, 좋은 일에 기뻐하고, 고통을 보면 괴로워하는 것이 공감 능력이다. 사이코패스를 구분하는 것도 이러한 공감 능력이 있느냐 없느냐의 여부에 달려 있다고 한다.

그러나 최근 10대들에게 이런 공감 능력이 크게 떨어진다는 안타까운 이야기가 들린다. 자기보다 약하고 어린 아이에게 무자비한 폭력을 휘두르고, 그 장면을 동영상으로 찍어 자랑하듯 인터넷에 올리는 사건이 한때 화제가 된 적이 있다. 그 사건이 놀라운 것은 그들의 폭력성보다도 자신들의 행위가 잘못된 것임을 전혀 알지 못하는 아이들의 ‘공감 능력 부재’였다.

흔히 사랑받지 못한 사람은 사랑할 줄도 모른다는 이야기를 한다. 앞으로 아이가 어른이 되어 사람들과 지혜롭게 올바른 관계를 맺고 건강한 사회생활을 하기 위해서는 이 공감 능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옆동 아파트에서 같은 학교 아이가 떨어져 죽었다는 이야기를 들은 고등학생이 이런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우리 아파트 값 떨어지면 어떡하지?” 이렇게 단절된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 아이들이 무엇을 보고 듣고 자랐는지부터 생각해볼 일이다. 인간관계는 가정에서부터 시작된다. 아이들에게 가족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인식시키고 타인의 고통을 보면 연민의 감정을 품을 수 있도록 지도해야 한다. 엄마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주부 백서 3

당당하고 멋진 여성으로 다시 태어나기

1 기념일을 먼저 챙기며 주위를 돌아보자

여자는 결혼을 기점으로 인간관계의 양상이 크게 달라진다. 가족 생일이나 경조사를 챙기기에 바빠 친구들이나 사회에서 만난 동료들과의 교류가 크게 줄어드는 것도 한 이유다. 하지만 기념일을 챙기기보다는 진심으로 고마웠던 사람들에게 인사를 전해보는 것은 어떨까. 주위 사람들과의 관계는 물론 나 자신을 돌아보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다. 또한 나만의 기념일을 기록해 챙기는 것도 의미 있는 경험이 된다. 처음 이 집으로 이사한 날, 남편과 처음 만난 날, 아들에게 처음 편지를 받은 날 등등. 무미건조했던 인생이 밝은 파스텔 톤으로 바뀌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2 나의 말투를 점검하자

보통 ‘아줌마’ 소리를 들으면 외모가 늙어 보인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실은 주책맞고 다소 격이 없어 보이는 말투가 더 큰 원인인 경우가 많다. 특히 공적인 관계보다는 사적인 관계가 대다수인 주부의 경우 사람들과 이야기할 때 반말과 비속어 등을 일상적으로 쓰게 된다.

너무 가식적이라면 문제가 되겠지만 품위 있는 말투는 그 사람의 품격을 높여준다. 특히 나이가 들수록 말투가 그 사람의 이미지에 미치는 영향은 더욱 커진다. 아주 친한 사이가 아니라면 되도록 높임말을 쓰는 것이 좋다. 상대방도 존중받는다는 느낌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말을 빨리 하는 것보다는 천천히, 내용을 확실하게 전달하는 것이 품위 있는 말투로 들린다. 지나치게 가늘고 높은 목소리는 듣기에 불편하고 너무 큰 목소리도 부담스럽다. 목소리와 음량에도 신경을 써보도록 하자.

3 바른 자세를 유지하라

나이가 들수록 ‘없어 보이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커진다. 간단한 외출을 할 때도 이왕이면 세련된 옷차림, 고가의 액세서리를 꼭 챙기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그러나 아무리 근사한 패션으로 무장했어도 자세가 꾸부정하거나 팔자걸음을 걷는다면 말짱 헛일이다. 비록 외모는 보잘것없어도 가슴을 활짝 펴고 활기차게 걷는 사람이 훨씬 멋지게 보인다. 프랑스 파리의 여성들은 어릴 때부터 가정에서 바른 자세에 대한 엄격한 가르침을 받는다고 한다. 한국이나 일본 여성들보다 비싼 옷을 걸치거나 많이 꾸미지 않는데도 훨씬 멋스럽게 보이는 것은 아마 바른 자세 때문일지도 모른다.

거울을 곳곳에 놓고 화장을 하는 것처럼 매일 자세를 체크해보자. 의자에 앉을 때는 무릎을 붙이고 다리를 가지런히 해서 앉는 연습을 하고, 허리를 의식적으로 꼿꼿이 세우는 습관을 들이면 뱃살이 빠지는 효과도 있다. 겉모습이 반듯해지면 내면에도 영향을 미친다. 늘 자신을 절제하고 가꾸는 주부라면 아무리 나이가 들어도 여성스러운 아름다움이 빛을 더할 것이다.

4 나보다 어린 사람의 말도 경청할 줄 알아야 한다

친구를 보면 그 사람을 알 수 있다고 했다. 이는 어떤 친구들과 교분을 주고받는가가 그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이 그만큼 크다는 뜻이다. 그러나 주부들은 나이가 들수록 친구를 사귈 수 있는 폭이 좁아지는 것이 현실이다. 자녀 친구들의 엄마와 같은 학부모로서의 수다를 떠는 정도거나 동네 아파트 주부들과 크고 작은 모임을 갖는 것 등, 자신과 비슷한 처지의 주부들과 끼리끼리 어울리는 것이 대부분이다.

폭넓은 인간관계를 가지려면 다른 세계 사람들을 만난다는 두려움부터 깨야 한다. 또 주부다운 친근함으로 먼저 말을 거는 것도 중요하지만 상대방의 말을 경청할 줄 아는 자세도 필요하다. 보통 나이가 들면 남의 말을 들을 줄 모르는 사람이 많은데, 경청하는 자세를 갖는 것만으로도 젊은 사람들에게 호감을 주는 멋진 선배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5 내 안의 화는 스스로 다스릴 줄 알아야 한다

살면 살수록 인생은 녹록지가 않다. 나이 서른이 되면, 마흔이 되면 뭔가 넉넉해지고 여유로워질 것만 같았는데 여전히 인생은 뜻대로 풀리지 않고 앞에는 골칫덩어리가 한가득이다. 게다가 주변에는 이해할 수 없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약자에게 심술을 부리는 사람, 뒷담화를 즐기는 사람, 거짓말하는 사람, 약속을 어기는 사람 등 나를 화나게 하는 사람들 천지지만 마음껏 내지를 수도 없다.

가장 난감한 경우는 자신에게 제일 소중한 가족들에게 화풀이를 할 때다. 특히 외부에서 받은 상처를 자녀들의 사소한 잘못에 터뜨리고는 후회하는 엄마들이 의외로 많다. 이제 내 안의 화를 스스로 다스리는 법을 연습해보자. 첫째, 화를 내기 전에 심호흡을 하고 마음속으로 숫자를 센다. 그것만으로도 정말 화가 누그러지는데, 이는 의식을 잠시 다른 곳으로 돌리다 보면 분노의 소용돌이에서 한발 뒤로 물러나 기분이 전환되기 때문이다. 둘째, 마치 다른 사람을 보듯이 화를 내려는 자신을 관찰한다. 이럴 때는 가까이 있는 거울을 이용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감정을 못 이기고 화를 가득 담은 자신의 얼굴이 어떤 모습인지 확인하고 나면 다음에 취할 행동을 알 수 있다.

6 사생활의 영역을 점점 넓혀 나가라

지난해 추석 연휴에 MBC TV에서 방송된 드라마 -주부 김광자의 제3활동-에서 주인공 김광자는 자신의 생일조차 알아주지 않는 무심한 남편과 딸로 인해 가정에서의 자신의 역할에 회의를 느낀다. 그러다 우연히 듣게 된 꽃미남 아이돌 가수의 노래에 마음이 흔들리고, 그때부터 가족들은 물론 아무도 모르게 팬클럽 활동을 시작한다. 살림과 내조 외에는 아무것도 모르던 무식한 아줌마, 김광자는 팬클럽에서 인정받고 좋아하는 가수에게 한걸음 다가가기 위해 컴퓨터 프로그램을 배우고 난생처음 콘서트도 보러 간다.

대부분의 주부들 인생이 김광자처럼 가족으로 채워져 있다. 그러나 되돌아오는 것은 냉혹한 무관심뿐. 주부 김광자처럼 나만의 사생활을 만들어보자. 꼭 거창한 것이 아니어도 좋다. 내가 가장 행복한 일,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일을 주위 눈치 보지 말고 해보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어느새 생활에 활기가 돌고 자신이 보다 매력적으로 느껴질 것이다.

미각, 패션, 장식, 오락, 교육, 교통, 심리학, 로맨스, 요리, 디자인, 문학, 의약, 공예, 미술, 원예, 경제, 정치, 이웃과의 관계, 소아의학, 노인의학, 접대, 관리, 구매, 법률, 회계, 종교, 그리고 경영. 이 전부를 해치울 수 있는 사람은 특별한 사람임에 틀림없다. 그녀의 이름은 주부다.
-1980년 7월 [월 스트리트 저널]에 실린 글

주부 백서 4

꼼꼼하고 똑똑하게, 재테크 여왕에 도전하기

1 경조사비는 아까워하지 말고 규모 있게 내라

친구 결혼식, 남편 회사 동료 아버지의 장례식, 시부모님과 친정 부모님 생신, 돌잔치, 개업식 등 안 낼 수도 없고 아끼기도 힘든 경조사비. 들어오는 월급은 빤한데 다달이 나가는 돈을 생각하면 정말이지 이민이라도 가고 싶은 심정이다.

사실 경조사는 우리가 죽을 때까지 계속된다.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또 그 자녀가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세상을 떠나고…. 물론 우리 자신 또한 그 한가운데 있다. 아예 안 내고 살 수 없다는 것을 현실로 받아들이고, 수입에 맞게 규모를 정해 과도한 지출을 방지하는 쪽으로 지혜를 짜자. 가족은 얼마, 친척은 얼마 식으로 자신의 형편에 맞게 정하는 것이다. 괜히 ‘누군 얼마 내는데 나도 이 정도는 해야 하는 것 아닐까?’ 하는 식으로 눈치보다 보면 끝이 없다. 어차피 나갈 돈이라고 생각하면 그리 아깝지 않다.

2 주식, 펀드에 너무 매달리지 말자

재테크에 밝은 주부라면 펀드나 주식에 대한 관심을 끊을 수 없다. 실제로 개미 투자자들 중 적지 않은 숫자가 주부들이다. 부동산 시장도 불황인 이때, 주식은 합법적이고 전망이 좋은 투자처로 보인다. 그 매력에 빠져 주식 공부에 매달리기도 하고 증권사 설명회에 참석하기도 하지만 사실 결과는 운에 맡길 수밖에 없다.

심각한 경기 침체로 주식이 급락하면 가장 크게 손해를 보는 것은 개인 투자자들이다. 수익률이 좋을 때도 있지만 그만큼 위험이 크기에 합법적인 도박이라고도 말한다. 주식과 펀드에 전적으로 매달리는 것은 그만큼 손실이 큰 도박이다. 남의 말에 솔깃해서 돈까지 빌려 투자를 하는 것은 참으로 어리석은 짓이다. 꼭 해보고 싶다면, 잃어도 큰 상관없는 여윳돈을 활용하길 권한다.

3 낭비와 절약 사이에서 중심을 잡아라

때때로 많은 주부가 낭비와 절약 사이에서 갈팡질팡, 갈 곳을 잃는다. 열심히 아끼다가도 ‘한 번 살다 가는 인생 먹고 싶은 것도 못 먹고 이게 무슨 궁상이냐’ 싶은 생각이 들면 그만 힘이 쭉 빠져버린다. 그러다 돈을 써버리고는 형편에 맞지 않는 낭비를 한 것 같아 고통스럽다. 이럴 때는 ‘돈’이라는 녀석과 정면으로 대결하자. 내게 돈이 어떤 존재인지, 얼마만큼의 가치를 지니는지 냉철하게 판단해보자는 말이다.

지혜로운 주부들은 ‘돈은 얼마나 많이 가졌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자신의 삶을 풍요롭게 하고 남을 기쁘게 하는 데 쓰였느냐가 더 큰 가치를 지닌다’고 입을 모아 얘기한다. 예를 들면 ‘내 집 마련’이라는 미래의 풍요로운 삶을 위해 택시비를 아껴 걸어가는 것은 절약이지만, 친구 결혼식 축의금이 아까워 핑계를 대고 모르는 척하는 것은 궁상이라는 것이다. 이처럼 자신만의 기준이 생긴다면 더 이상 길을 잃고 헤매는 일은 없을 것이다.

4 부모 재산을 내 재산으로 착각하지 말자

우리나라의 평범한 서민이라면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부자가 되기는 거의 어렵다. 하루가 다르게 오르는 물가에 비해 월급은 늘 빤해 내 집 마련의 꿈조차 요원하다.

그러나 부모에게 재산이 좀 있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실제로 젊은 세대들은 ‘부자는 자신의 노력으로 돈을 번 사람이 아니라 부모의 재산을 물려받은 사람’이라는 인식을 강하게 갖고 있다. 흔히 돈 많은 부모들이 자식을 위해서는 투자를 아끼지 않는 현실을 볼 때 부모의 돈은 곧 내 것이라는 인식이 굳어진 것도 당연하다. 그러나 기초가 없는 건물은 쉽게 무너지듯 한 푼 한 푼 자신의 힘으로 착실하게 모은 돈이 아니면 쉽게 흩어질 가능성이 크다. 또한 부모의 재산을 물려받아 행복해진 사람이 드문 게 현실이다.

부모의 재산을 두고 형제 간에 차마 못 볼 분쟁을 하다 의절하는 경우도 심심찮게 본다. 현명한 주부라면 상속받을 재산을 미리 넘겨짚고 삶을 계획하진 않을 것이다. 지금은 자신이 가진 능력으로 한 장 한 장 벽돌을 쌓아올릴 때다. 혹시 부모에게서 재산을 물려받게 된다면 그때 가서 그에 맞는 계획을 짜도 늦지 않다.

5 10년 단위 계획을 짜라

주부는 가정의 CEO란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우리 집의 재무, 재테크, 생활환경, 육아, 건강, 이웃과의 교류, 요리 등등 주부가 맡고 있는 일을 생각하면 가정이라는 작은 사회의 대통령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각계 재정 전문가들이 공통으로 주부들에게 하는 이야기가 가계부를 쓰라는 것이다. 이는 단순히 얼마를 쓰고 얼마가 남았는지를 알기 위해서가 아니라, 가정의 미래 계획을 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는 주부들이 보다 거시적인 안목으로 가정을 꾸려나가야 할 때다. 10년을 내다보고 큰 목표를 세워야 연 단위, 월 단위의 작은 목표가 효율적으로 자리 잡게 된다. ‘강남 지역에 내 집 마련’, ‘2년 후에 둘째 만들기’, ‘5년 후에 온 가족 세계여행’, ‘노후 연금 마련하기’ 등등 목표는 다양하다. 이에 따라 수반되는 경제적인 대비나 마음의 준비는 보다 탄탄하고 행복한 과정이 될 것이다.


진행 / 홍유진(프리랜서) 사진 / 서울문화사 자료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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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트래블러 2011. 6. 1. 00:07
헉~ 남편의 사무실에 또 다른 아내가…

“나 어젯밤 아내와 싸웠어. 왜 여자들은 말꼬투리를 잡고 물고 늘어지는 거야. 사람 짜증나게.”

한 중소기업에 근무하는 김 과장은 옆 부서 윤하나 과장과 거의 모든 이야기를 터놓고 하는 편이다. 아이 교육 문제부터, 직장 내 고민, 때론 친구에게도 털어놓지 못하는 부부 문제까지…. 유관부서라 업무 대부분이 연결되어 있다 보니, 업무적으로는 물론 식사시간, 회식 자리 등 함께하는 시간이 많다. 비록 남녀 사이지만 10년 가까이 매일 붙어 지내다 보니 어떤 면에서 보면 친구나 아내보다 각별한 사이가 되었다. 이런 사이를 표현하는 신조어가 생겼다.

오피스 와이프, 반대 경우를 오피스 허즈번드라고 부르는데, 이를 통틀어 오피스 스파우즈(배우자)라고 한다. 그렇다고 오피스 스파우스가 끈적끈적한 불륜관계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업무적으로 죽이 잘 맞는 이성 동료, 친하기 때문에 약간의 스킨십은 하지만 육체관계는 없다.

하지만 다른 부서 사람과 친하게 어울리는 모습을 보면서 질투심을 느끼기도 한다. 술에 취하면 집 근처까지 바래다주기도 하며 집 근처 공원에서 대화를 나누다 헤어지기도 한다. 이직을 고민하다가도 떠나지 않기로 결심하는 이유가 오피스 와이프(허즈번드) 때문이기도 하다. 온라인 사이트 ‘사람인’이 직장인 1천4백58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직장인의 약 30%가 ‘현재 오피스 와이프가 있다’고 답했고, 업무에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평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자신의 배우자에게 그런 사람이 생기는 데 대해서는 부정적이었다고.

오피스 와이프가 아내보다 좋은 이유

●아무리 사람이 좋아도 업무적으로 궁합이 맞지 않으면 소용없다. 아내와 일을 할 순 없지 않나. 다른 사람보다도 그녀와 일할 때 업무 효율이 몇 배는 더 좋은데, 마다할 이유가 없다. 회계사 박형준씨(가명·37세)
●영양가 없는 동성 친구 10명보다 속 깊은 이성 친구 1명이 더 나을 때가 있다. 내가 미처 생각지 못한 것까지 세심하게 일러주는 그녀. 사소한 고민이 있을 때마다 찾게 되는 것은 당연하지 않을까. 대기업 마케팅팀 김 과장(41세)
●어떻게 보면 철저한 기브 앤 테이크 관계. 하염없이 나만 바라보는 아내가 가끔 부담스러울 때, 쿨한 그녀와의 관계가 더욱 신선하게 다가오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유통회사 전략기획팀 최 대리(34세)
●회사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아내에게 말하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오피스 와이프는 내 업무적인 고민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에 상의하고 조언을 구할 수 있다. 그래서 술 한잔 하면서 상사 욕하며 고민을 얘기하다 보면 나도 모르게 스트레스가 풀린다. 회사 사정을 모르는 아내와는 직장 생활을 하며 생기는 고민을 나누기가 쉽지 않다. 대기업 홍보팀 최 부장(42세)

오피스 허즈번드가 남편보다 좋은 이유

●가끔 우리 남편은 정말 ‘남’ 편으로 느껴질 때가 있다. 사사건건 잔소리에, 불평불만은 왜 그리 많은지. 하지만 직장에 있는 오피스 허즈번드는 나의 든든한 우군이 되어준다. 고민이 있을 때마다 기대게 되는 것은 인지상정. 7년차 대리 김유정(가명·33세)
●프로젝트를 새로 맡을 때마다 서로 격려를 주고받으며 함께 해냈을 때의 쾌감. 퇴근 후 맥주 한 잔에 스트레스를 날려 보내던 진한 동지애. 그런 소중한 감정들을 남편과 공유할 수 없다는 것이 안타까울 뿐. 광고회사 과장 윤혜진(가명·35세)
●가장 좋은 것은 날 귀찮게 하지 않는다는 것! 이거 해달라, 저거 해달라. 만날 졸라대는 남편보다 자기 할 일을 딱딱 알아서 하는 기특한 동료가 더 편한 건 당연하지 않을까. 컨설팅회사 김미진(가명·37세)



출처: 우먼센스
취재 홍유진(프리랜서)
사진 박정우
by 트래블러 2010. 4. 16. 02:22
온 나라가 일명 루저 신드롬에 휩싸여 있다. 카페에서도, 술자리에서도 온통 '루저'가 화젯거리다. 논란이 시작된 것은 지난달 11월 9일, KBS < 미녀들의 수다 > 에 출연한 한 여대생의 당돌한 발언 때문이었다. 한국의 미녀 여대생들과 외국인 미녀들과의 토론 형식으로 진행된 이날 방송에서 '키 작은 남자는 일단 싫다'며 여대생들 대부분의 키 작은 남자에 대한 거부감을 드러낸 것. 특히, 여대생 패널 중 한 명인 이도경씨는 "외모가 중요한 요즘 같은 시기에 키는 경쟁력"이라며 "키 작은 남자는 루저(Loser)"라고 못 박았다. 이어서 "내 키가 170cm니까 남자는 180cm 이상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사실, 우리 사회의 외모지상주의야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이는 더 이상 여자들에게만 들이대는 잣대도 아니다. 키 작은 남자, 머리 벗겨진 남자 등 외모 콤플렉스에 시달리는 남자도 여자 못지않게 많다. 한데, 한 당돌한 여대생의 발언 정도로 치부될 수 있는 이 '루저 논란'이 인터넷상에서 일파만파로 퍼져 나간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는, 루저 발언이 문제가 된 직후 해당 여학생과 KBS 측의 대응 태도에 문제가 있었다. 이도경씨는 "대본대로 했을 뿐"이라며 제작진에 책임을 미뤘고, KBS 작가진은 "아무리 대본에 있었더라도 그것을 바탕으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토론일 뿐"이라며 회피하기에 급급했다. 논란이 커지자 KBS는 < 미녀들의 수다 > 제작진을 전면 교체하는 용단(?)으로 사태를 마무리하려 했으나 이제는 프로그램 폐지론도 거세지는 상황이 됐다. 또 '패배자, 인간쓰레기' 등을 뜻하는 '루저(Loser)'라는 자극적인 단어에 소위 열 받은 네티즌들이 각종 패러디물을 쏟아내면서 논란은 커져갔다. '루저 놀이'라고도 불리며 각종 영화 포스터, 드라마 장면 등이 패러디되고 '톰 크루즈' '웨인 루저' 등 키 180cm 미만의 스포츠, 연예계 인사들의 프로필을 모아 '루저 모음집'이 떠돌기도 했다.

루저 놀이는 곧 '루저 대란'으로 비화되었다. 신장 162cm의 한 30대 남성이 KBS를 상대로 1천만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낸 것이다. 언론중재위원회에 따르면 이 남성은 "방송의 발언과 관련해 커다란 정신적 피해를 봤다"며 소송을 제기했다고 한다. 이를 시작으로 적게는 5백만원에서 많게는 1억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이 줄을 잇고 있다고 한다.

키가 180cm가 안 되면 무조건 루저로 치부되는 탓에 배우 이준기, 빅뱅의 태양 등이 '나도 루저'라며 상처받은 마음을 드러냈다. 방송인 손석희씨도 < 100분 토론 > 을 통해 "180cm가 조금 못 되는 나도 루저"라며 프로그램 말미에 "이상 루저들의 대담이었습니다"라는 재치 있는 멘트를 날려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녹화방송임에도 제작진이 사전에 이를 편집하지 못한 것이 문제"라며 마녀사냥 식으로 한 출연자에게만 비난이 집중되는 것에 우려를 표했다. 실제로 논란의 중심이 된 이도경씨는 신상 명세가 모두 공개되었고, '성형 전 사진'이란 제목으로 과거 사진이 떠도는 등 인권 침해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렇듯, 일파만파 퍼져 나가는 이번 '루저 사태' 속에서 많은 사람이 스스로 묻고 있을 것이다. "진짜 루저는 무엇일까?" 키가 작아도 멋지게 성공한 유명인들이나 역사에 이름을 남긴 인물들이 많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키 작은 남자는 루저'라는 유치한 명제를 완벽하게 부정할 수 없는 안타까운 현실이 아닐까?

by 트래블러 2010. 1. 10.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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