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신종플루에 대한 공포는 거의 악몽과도 같이 우리 사회를 휩쓸고 지나갔다. 다소 부풀려진 감은 있지만 건강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면서 ‘홍삼’ ‘흑마늘’ 등 면역력 강화에 효능이 있다는 건강식품 판매량이 급증했다. 몇몇 건강식품 업체에서는 마치 신종플루를 예방할 수 있는 의약품인 것처럼 광고해 허위 과장 광고로 적발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홍삼이 면역력 증진 효과가 있는 것은 맞지만, 신종플루 예방 효과가 있는지는 전혀 밝혀진 것이 없다고 말한다. 막연한 불안감 때문에 효과가 입증되지 않은 건강식품을 과하게 섭취하는 것은 오히려 건강을 해치는 지름길이 될 수 있다.
‘전통’을 내세워, 우리 고유의 재료와 기술로 만드는 것처럼 보이는 막걸리가 대부분 수입 쌀로 만들어진다고 한다. 첫 번째 이유는 원재료 가격의 차이에 있다. 40kg 기준으로 수입 쌀의 가격은 2만7천8백원인데 반해 국내 쌀은 3배 가까운 8만원선에 거래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더욱 근본적인 이유는 WTO 협정으로 의무적으로 일정량의 미국 쌀을 수입해야 하는 입장에 있다. 정부는 이를 일반 국민들이 아닌 막걸리 제조업체와 음료회사 등에 판매한다. 그러니 아무리 막걸리 소비가 늘더라도 국내 쌀 소비를 늘리는 것과는 상관없는 얘기가 된다.
하루에 물 8잔을 마시라는 수치는 세계보건기구(WHO)가 하루에 물 200ml 8잔을 마시는 것이 건강에 좋다고 권고한 데서 비롯됐다. 호흡, 배뇨, 땀 등으로 인한 성인의 하루 수분 손실양은 2.5ℓ 정도인데, 식품을 통해 섭취하는 물의 양이 1.4ℓ 정도밖에 되지 않으므로 별도로 물을 1.1~1.4ℓ 정도 마셔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아직 일치된 의견이 없다고 한다. 물을 지나치게 많이 마시면 체내 나트륨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어 오히려 건강을 해친다는 주장도 있다. 어쨌거나, 체내 수분의 양은 우리 몸의 항상성 메커니즘에 의해 아주 철저하게 조절되고 있다. 우리의 영특하고 현명한 몸이 알아서 조절하고 있으니, 굳이 하루에 물을 8잔씩 마셔야 한다는 강박증에 사로잡히지 않아도 된다.
많은 사람이 소금을 많이 먹으면 고혈압으로 건강을 해치게 된다고 알고 있다. 하지만 소금은 과다 섭취할 때보다 부족할 때가 건강에 더 치명적이다. 잘못된 의학 상식 때문에 무조건 싱겁게만 먹으면 몸속에 미네랄(근육을 움직이고 심장을 뛰게 하는 역할을 한다)이 부족해지고 극단적으로는 심장 마비도 올 수 있다. 또 살균 작용 능력이 떨어져 신장 기능이 저하될 수도 있다. 소금이 문제가 되는 것은 소금 속에 포함된 불순물과 간수 성분 때문이다. 따 라서 소금은 무조건 건강에 좋지 않다는 인식을 갖기 보다는 어떤 소금을 먹을지에 더 초점을 두어야 한다.
미역에 들어 있는 요오드는 피를 맑게 하고 유즙 분비량을 증가시키며 자궁 수축을 돕는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사람마다 체질이 다르듯, 모든 산모에게 효과가 좋은 것은 아니다. 어떤 산모들의 경우에는 근육통을 유발하거나, 추위를 심하게 타게 하기도 한다. 요오드를 많이 먹을 경우엔 특히 문제가 된다. 갑상샘호르몬이 과잉 생산되어 목이 붓거나 산후 갑상샘염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주 먹는 정도로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지만 하루 세 끼 모두 다시마, 미역을 먹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있다. 그래서 몇 년 전, 서울대병원에서는 입원 중인 산모들의 식단에서 미역국을 일시적으로 뺐는데, 산모들의 거센 항의로 다시 공급하기도 했다. 이래서 고정관념의 힘은 무섭다.
체지방 감소에 좋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면서 다이어트 식품으로도 각광받고 있는 녹차. 간혹 헬스클럽에서도 녹차를 우려낸 물을 생수병에 넣어 가지고 다니는 사람들을 볼 수 있는데, 이는 좋지 못한 습관이라고 한다. 녹차로는 수분을 보충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다. 녹차는 이뇨 작용을 촉진하여 오히려 몸의 수분을 더욱더 배출시키고 심하면 탈수 증상도 겪게 한다. 그렇게 되면 몸의 신진대사가 교란돼 운동 효과가 현저히 감소한다. 또, 녹차의 체지방 감소 효과도 그리 뛰어난 편은 아니라고 한다. 어느 정도 효과를 보려면 엄청난 양의 녹차를 마셔야 하는데, 얼마나 많은 지방이 빠지는지는 입증된 바가 없다.


자료제공ㅣ우먼센스
기획 정은혜 기자
취재 홍유진(프리랜서)
사진 주은희

by 트래블러 2011. 7. 17. 02: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