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적 박탈감...

이 비굴한 감정에 익숙해져 버린 것은 어느 시점부터였을까.

너무 익숙해져서 이젠 더 이상 아무렇지 않은 것이 서글픈 오늘이다.

마루가 물었다. “홍기자님은 이런 사람들을 맨날 만나면 힘 빠져서 어떻게 살아요?”

능력 있고, 돈 많고, 키 크고, 잘 생기고, 잘은 모르지만 성격도 좋은 것 같은데다 꿈마저 아름다운 젊은 사업가를 만나고 나온 길이었다.

마루에게 말한 것처럼 너무 잘난 동생과 이십 몇 년을 함께 산 덕분에 단련이 된 걸지도 모른다. 직업 상의 이유로 잘난 사람들을 너무 자주 만나다 보니 감각이 무뎌져 버린 걸지도, 어떤 지랄을 해도 난 저들처럼 될 수 없다는 현실을 너무 일찍 깨달아버린 걸지도 모르겠다.

어느 쪽이든 간에, 댁들이 내 앞에서 얼마든지 지자랑을 해도 아무렇지 않은 나.

그런데 오늘은나에게 왜 연민이 느껴지는 걸까. 이상한 일이다.

체념이든 자포자기든 간에 부자도, 엄청난 명예를 얻을 길도 요원하다는 일이 내겐 그리 상처가 안 된다. 애초에 원하지를 않으니까. 욕심도 없고, 욕구도 없고, 오기도 없고, 포부도 없다. 그저 가진 것에 행복해하고, 얼마 안되는 에너지는 어떻게든 만족할 여지를 찾으려 두리번거리는데 쓴다.

그게 잘못이라고 생각하지 않지만, 오늘은 ‘과연 그럴까?’란 생각이 든다.

에너지의 방향을 틀어야 할 때가 된 것 같은데....

고민하다보니 잠이 온다.

이게 나란 인간의 한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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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트래블러 2011. 2. 16. 17: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