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가장 유명한 지휘자 가운데 하나다.

인천시립교향악단의 감독으로 온 그를 만났다.

mbc 무릎팍도사에서 본 이미지가 선명했는데

현실 속의 금난새는 그 이미지 그대로였다.

조금 벗겨진 머리, 지긋한 나이임에도 여전히 싱그러운 미소,

약간은 여성스러운 말투, 나긋나긋한 음성

무엇보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천진난만하다 할 정도의 무한 긍정주의와 밝디밝은 에너지였다.

내가 만났을 때가 인천시립교향악단에 부임해 얼마 되지 않아 의욕에 불탈 때였는지 몰라도

조금도 매너리즘이나 지친 기색이 느껴지지 않아 참 놀라웠다.

자신이 하는 일-음악, 지휘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즐긴다는 게 느껴졌다.

왜 그가 최고의 위치에 올랐는지도.

아이러니하게도 같은 날, 가까운 공간에서 했던 다른 인터뷰가 있었다.

수십년간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에서 조경과 청소를 맡아온 용역업체 분이었는데

직업이나 사회적위치에 대한 편견과 선입견을 배제하더라도

삶에 대한 태도가 너무도 대비되어 마음 한편이 씁쓸했더랬다.

지휘자 금난새는 행복, 즐거움, 환희

앞으로의 희망, 미래에 대한 기대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이 대부분이었다면

그는 화장실을 지저분하게 쓰는 관객들에 대한 불만, 동료들에 대한 성토,

언제까지 이 신세에서 벗어나지 못할거라는 자포자기와 자괴감으로 가득차있었다.

이렇게 달라지는 지점은 과연 두 인생의 어느 시점에서부터 시작된걸까.

아주 많이, 오래 거슬러올라가야 할 거야....

쓸데없이 이런저런 상상을 해보게 되는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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