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ccess 성공 그리고 休
삼청동, 늦가을의 행복을 만끽하다

삼청동은 옛날부터 경치가 아름답고 맑은 계곡물이 흘러내려 도심 사람들의 몸과 마음을 맑게 해주는 곳으로 유명했다. 오죽하면 그 이름도 산이 맑고(山淸) 물도 맑으며(水淸) 그래서 사람의 인심 또한 맑고 좋다(人淸)는 뜻의 삼청(三淸)동이 되었을까.
물론 이제는 과거와 크게 달라졌지만, 늦가을의 정취를 즐기기에 서울 안에 이만한 명소가 없다.

Written by 홍유진 Photo by 김성만



삼청동에 도착한 시각은 이미 해가 뉘엿뉘엿 져가는 늦은 오후였다. 가을은 떨어지는 낙엽만큼이나 빠르게 지나간다. 그만큼 해지는 시간도 빨라져 놀빛에 젖은 삼청동의 거리는 더욱 운치 있어 보였다.

이곳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삼청동은 경복궁의 동북쪽, 도심으로부터 살짝 비껴나 맑고 그윽한 경치를 감상할 수 있는 곳으로 과거부터 유명했다고 한다. 조선시대에는 많은 명사들이 이곳을 찾아 삼청동의 아름다운 풍경을 시로 읊기도 했다.

북촌(北村)의 시장은 거리와 잇따르고, 무성한 가을 숲은 성곽을 뒤덮었네.
삼청보전(三淸寶殿)은 옛 모습 그대로인데, 한번 종소리 울리니 궐문(闕門)을 닫네.
흐르는 물은 바위 아래로 떨어지고, 이슬 젖은 풀 사이로 반딧불 날아드네.
멀고 먼 세상근심 이제야 잊고자, 밤 이미 깊었지만 돌아갈 줄 모르네.


조선시대 문신 용재 성현이 남긴 한시다. 비록 시대는 달라졌으나 도심 가까운 곳에 복잡한 세상사를 잠시나마 잊을 수 있게 하는, 그래서 돌아갈 수 없게 만드는 삼청동에 대한 고마움마저 느껴진다.
굳이 조선시대로 거슬러 올라갈 것 없이, 약 십 년 전만 해도 삼청동은 조용하고 고즈넉한 매력을 지닌 도심 속의 숨은 보석 같은 명소였다. 그러나 입소문과 인터넷의 발달로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점점 상가와 카페, 레스토랑으로 가득한 번화가로 바뀌었다. 이 때문에 삼청동만의 잔잔한 매력이 사라졌다며 안타까워하는 사람도 많다.
그도 그럴 것이 이제 삼청동에서 호젓한 산책을 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워졌다. 일행이 방문한 시간이 평일의 늦은 오후였는데도 불구하고 삼청동 거리는 자동차와 쇼핑객들로 주말 못지않게 붐볐다. 다만, 걷다가도 잠시 멈춰 서서 갤러리의 그림을 감상하고, 좁은 골목에 들어가 커다란 카메라로 무언가를 찍는 사람들이 있다는 게 다른 번화가와 조금 다른 점일 터였다. 아직 삼청동은 먹고 마시고 놀기 위해서가 아니라 잠시 멈춰 서서 숨을 고르고, 작고 사소한 풍경에 눈길을 던져주고, 한 걸음 한 걸음 속에 찰나의 사색이 묻어나는 곳이었다.

예술의 향연 속에 길을 잃다
안국역 1번 출구에서 나와 경복궁 사잇길로 들어서서 길을 따라 쭉 올라오다보면 점점 좁아지고 복잡해지는 삼청동길을 자연스럽게 걷게 될 것이다. 맨 먼저 만나게 되는 것은 작은 미술관과 갤러리들이다.
복잡하고 번화한 삼청동 길에 예술의 향기와 삶의 여유를 불어넣어주는 것이 바로 이 갤러리들이 아닐까. 사실, 삼청동은 인사동과 함께 갤러리와 화랑이 가장 많이 밀집해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갤러리 현대, 금호미술관 등 유수의 대기업들이 운영하는 비교적 규모가 큰 갤러리는 물론 젊은 작가들의 개인전 위주로 작지만 개성 강한 전시를 선보이는 갤러리들이 무려 60여 곳에 이른다. 좋아하는 작가의 전시를 미리 알아두고 일부러 찾아가 보는 것도 좋지만, 산책하듯 거닐다가 문득 눈길을 사로잡는 갤러리에 무작정 들어가 보는 것도 신선한 문화체험이 될 것이다.
기획전의 경우 간혹 입장료를 받는 곳도 있지만 갤러리 관람은 대개 무료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작가가 심혈을 기울인 작품을 전시하는 소중한 곳이니만큼 크게 떠들거나 음식물을 갖고 들어가는 등 에티켓에 어긋나는 행동은 주의하는 것이 좋다. 삼청동길에서 오른쪽으로 이어지는 작은 골목에 숨은 화랑을 찾아보는 것도 삼청동을 즐기는 또 다른 방법이 될 것이다.



행복한 문화나들이, 작은 이색박물관들

정독도서관에서 삼청동쪽으로 향하는 길목에 '박물관길'이라는 이정표가 있다. 북촌의 역사를 담고 있는 북촌생활사박물관부터 전통 창호가 전시된 아름다운 한옥집 청원산방, 작지만 매력적인 테마를 가지고 사람들의 발길을 끄는 사립 박물관의 수가 이 근방에만 스무 곳이 넘는다.
떠들썩한 홍보로 방학 때마다 인산인해를 이루는 대규모 기획전에 익숙한 아이들에게 가끔은 작은 전시의 매력을 보여주는 것도 괜찮다. 방학숙제를 위한 관람이 아닌, 놀이터나 공원에 가듯 가볍게 나들이 갈 수 있는 작은 박물관. 아이들이 무언가를 느껴도 좋고, 그저 재미나게 즐기기만 해도 좋지 아니한가. 3천원에서 5천원의 저렴한 관람료로 아이들뿐만 아니라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색다른 문화체험이 될 것이다.
날이 어두워지자 삼청동 곳곳의 식당과 카페에 불이 켜지고, 좁은 길을 오가는 사람도 더욱 늘었다. 발품을 팔며 눈요기를 한만큼 주린 배를 채워야 늦가을 삼청동 투어를 멋지게 마무리할 수 있을 것 같다. 걱정할 필요는 없다. 삼청동은 그저 발길 닿는 곳, 어디에나 근사한 맛집, 멋집이 널려 있으니까. 가을의 정취를 즐기며 풍류를 이야기하던 조선시대 선비들 대신 대한민국의 현대인들이 삼청동의 또 다른 매력 속에서 기억에 남을 가을을 보내고 있다.


삼청동 박물관 투어
북촌생활사박물관 서울의 북촌에서 수집한 우리 근대 생활물건들을 전시하고 있다. 끊임없이 새 물건이 쏟아져나오는 현대에 손때묻은 옛것이 던져주는 메시지는 조용히 곱씹을 만하다. 관람시간은 오전 11시부터 6시까지, 관람료는 성인 5천원, 고등학생이하는 3천원이다.
위치 서울시 종로구 삼청동 35-177 문의 02-736-3957, www.bomulgun.com
부엉이박물관 배명희 관장이 약 40여년 간 각 나라에서 수집한 갖가지 부엉이 예술품이 2천여 점에 달한다. 관람료는 찻값을 포함해 5천원. 목요일부터 일요일까지만 개관하며 관람시간은 10시부터 6시까지다.
위치 서울시 종로구 삼청동 27-21 문의 02-3210-2902, www.owlmuseum.co.kr
세계장신구박물관 세계 곳곳의 장인들이 만든 장신구 천여 점이 전시되어 있다. 단순한 장신구가 아니라 역사와 미술, 문화가 깃든 예술 작품임을 알 수 있다. 매주 월요일과 화요일에 휴관하며, 개관시간은 오전 11시부터 5시까지다. 관람료는 어른 7천원, 학생 5천원.
위치 서울시 종로구 화동 75-3 문의 02-730-1611, www.wjmuseum.com
북촌동양문화박물관 고즈넉한 한옥의 정취를 그대로 만끽할 수 있는 곳이다. 또한, 아이들에게는 우리나라의 전통문화와 정신을 일깨울 수 있는 체험학습장이 될 것이다. 매주월요일 휴관하며, 관람시간은 오전 10시부터 7시까지. 관람료는 성인 5천원, 고등학생이하는 3천원이다.
위치 서울시 종로구 삼청동 35-91 문의 02-486-0191, www.dymuseum.com
by 트래블러 2011. 11. 22. 03:24
숨은 매력을 찾았다, 춘천가는길


북한강과 소양강이라는 큰 강들을 품고 있는 춘천은 내륙도시임에도 크고 작은 섬들이 몇 개 있다. 바다의 섬이 고독과 야생의 매력을 간직하고 있다면 육지 속의 섬은 일상에서 살짝 벗어난 일탈의 매력을 선사하는 법.
1 위도

예전에는 춘천의 다른 섬들과 마찬가지로 배를 타야만 들어갈 수 있었으나 지금은 다리로 연결되어 비교적 쉽게 찾아갈 수 있다. 작가 이외수가 섬 모양이 고슴도치를 닮았다 하여 붙여준 ‘고슴도치섬’이란 이름이 지금은 더욱 유명해졌다. 가족 단위 관광객에게 캠핑 장소로 각광받고 있으며 춘천마임축제 등 매년 멋진 행사가 열리는 매력적인 곳이다. 하지만 지금은 위도유원지에 내년까지 수리 중이라는 공지가 붙었다. 혹시 이곳을 방문할 예정이라면 미리 전화로 확인해볼 것. 문의 033-252-2168


2 남이섬

본래는 육지였으나 청평댐 건설로 물이 차 만들어진 섬이다. <겨울연가>의 촬영지로 일본 여행객에게 초유의 인기를 끌기 이전에도 남이섬은 시민들에게 큰 사랑을 받아온 유원지다. 계절마다 색다른 운치를 선보이는 메타세쿼이아 길, 각종 놀이시설, 동물원과 식물원 등으로 종합휴양지의 면모를 갖췄다. 경춘고속도로를 타고 가다 화도IC로 빠져나와 가평을 지나 진입하는 것이 더 빠르다.
이용료 5천원, 왕복 도선료 3천원. 문의 031-580-8114
강과 호수를 빼고서 어떻게 춘천을 말할 수 있을까. 물속에 들어가 신나게 놀든, 배를 타고 유유자적 바라보기만 하든, 물과 함께하는 시간 속엔 각박한 일상을 까맣게 잊어버릴 만한 ‘대책 없는’ 행복이 함께하게 마련이다. 도시 곳곳에 자연의 풍요로움과 생명력을 불어넣듯 뻗어나간 강과 고요하고 아름다운 호수는 춘천을 대표하는 이미지 그 자체다.
1 춘천호·춘천댐
북한강 상류에 있는 춘천댐은 경치가 아름답고 교통이 편리해서 많은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호숫가에서는 낚시를 하는 사람들을 드물지 않게 볼 수 있는데 겨울철에는 빙어낚시도 할 수 있다고 한다. 춘천댐 바로 옆에는 전국적으로 그 맛이 정평이 난 ‘춘천댐 매운탕골’이 있어, 근처에서 잡은 싱싱한 민물고기를 맛볼 수 있다. 깨끗한 호수와 울창한 숲이 어우러져 호반의 정취를 담뿍 느낄 수 있는 명소다.
문의 033-250-3068

2 의암호·의암댐

의암호 인근에는 ‘박사마을’이라는 작은 마을이 있는데 1963년 이래로 무려 1백 명이 넘는 박사를 배출했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최근 춘천시는 의암호를 지나는 드라이브 코스를 ‘박사로’라고 명명했다. 강촌교를 건너 의암댐을 지나면 거기서부터 박사로가 시작되는데 북한강을 따라 펼쳐진 드라이브 코스를 신나게 달릴 수 있다. 이 강변도로를 따라가면서 수려한 북한강의 정경과 인근 산의 정취를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호반의 도시’ 춘천의 진면목을 알게 될 것이다.

3 소양호·소양댐

교과서에도 나오듯 소양댐은 동양 최대의 다목적댐이다. 소양강을 막아 댐을 건설하면서 생긴 소양호 또한 규모가 대단해서 내륙의 바다라는 호칭을 얻고 있다. 주변의 자연 경관이 더없이 훌륭해 해마다 소양호에 유람선을 타러 오는 관광객들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배를 타고 소양호를 건너면 고려시대 사찰인 청평사를 만날 수 있다. 청평사 여객선은 대인 5천원, 소인 3천원.
문의 033-250-3089
춘천이 자타가 공인하는 관광·레저·문화 도시로 자리 잡게 된 데는 특색 있는 박물관들의 역할이 컸다.
3년 전 개관한 막국수체험박물관은 부모와 아이가 함께 오감으로 즐길 수 있는 곳으로 각광받고 있고 매년 9월에 열리는 국내 최대 애니메이션 축제인 춘천애니타운페스티벌과 애니메이션박물관, 아시아의 대표적인 마임축제로 자리 잡은 춘천마임축제와 고슴도치섬 마임의 집 등 춘천의 문화를 담뿍 느낄 수 있는 다양한 행사와 볼거리들도 마련돼 있다.
1 애니메이션박물관
어른들에게는 아스라한 추억을, 어린이들에게는 신기한 상상의 나라를 선물해주는 곳이다. 1층에서는 애니메이션의 탄생과 발전, 애니메이션의 원리와 종류, 한국 애니메이션의 역사, 3D입체극장 등을 볼 수 있다. 2층에는 다양한 애니메이션 작품들을 전시했고 특히 인터렉티브 시스템 등 직접 체험해볼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놓았다. 의암댐에서 춘천댐으로 가는 강변도로를 달리다 보면 찾을 수 있다.
입장료 대인 4천원, 소인 3천원 문의 033-243-3112

2 춘천인형극박물관

국제적인 인형극제로 명성을 얻은 춘천인형극장의 성공에 힘입어 2004년 건립된 최초의 인형극박물관이다. 국내외 약 2백여 점의 인형이 그 자체만으로도 눈길을 끈다. 인형극박물관답게 다양한 원리로 움직임을 조절하는 인형들이 잘 전시돼 있을 뿐만 아니라 어떻게 인형을 만드는지 그 과정도 알기 쉽게 전시했다. 한쪽에서는 직접 손인형 등을 움직여서 인형극을 체험해볼 수 있는 공간도 마련해놓았다. 시간이 된다면, 바로 옆에 있는 춘천극장에서 인형극 한 편을 관람해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
입장료 2천원, 월요일 휴관 문의 033-242-8450

3 강원드라마갤러리

외국인들도 춘천을 찾게 만든 것은, 드라마 화면 속에 펼쳐진 수려한 배경 덕분이 아닐까? 특히 한류 붐을 일으킨 드라마 <겨울연가> 덕분에 남이섬 선착장에는 주말마다 몇십 분씩 길게 줄을 서야 하는 진풍경이 벌어진다. 강원도에서 촬영된 영화와 드라마 정보는 물론, 실물과 거의 똑같은 모습으로 제작된 배용준, 최지우의 밀랍인형도 전시돼 있다. 입장료 무료. 문의 033-242-0089
춘천의 동쪽을 병풍처럼 둘러치고 있는 구봉산 전망대는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야간 명소다. 최근에는 패러글라이딩을 하러 이곳을 찾는 관광객도 점점 늘고 있다. 강촌 주변에 있는 검봉산, 봉화산은 산책 코스가 그리 험하지 않고 시원한 계곡과 폭포가 있어 가족끼리 혹은 엠티 장소로 많이 찾는다.
1 강원도립화목원
강원도 곳곳에서 자라나는 꽃과 나무를 한데 모아놓은 곳이다. 울창한 숲은 아니지만 아기자기하게 구성된 토피어리나 꽃밭, 산책로가 느긋한 휴식을 선사해준다. 강원도의 소박하고 정겨운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곳. 화목원 내에 자리 잡은 산림박물관에는 강원도만의 비경과 산촌 생활을 전시했고, 각종 체험 프로그램도 마련되어 있다. 입장료 1천원 문의 033-248-6692

2 구곡폭포

강촌에서 빼놓을 수 없는 관광 명소가 바로 구곡폭포다. 한여름, 47m 높이에서 떨어지는 하얀 물줄기는 보는 것만으로도 시원하다. 겨울철에는 이 거대한 폭포가 그대로 얼어붙어 빙벽타기를 좋아하는 관광객이 많이 찾는다. 매표소에서 구곡폭포까지 이어지는 약 7백m의 산책길도 경쾌한 흥취를 제공한다. 체력이 된다면 구곡폭포를 지나 일명 ‘깔딱고개’라 불리는 재를 넘어 문배마을을 찾아가자. 예전부터 산속에 마을을 이루고 사는 주민들이 집을 식당으로 개조해 닭볶음탕, 산채비빔밥 등을 판매하고 있다. 입장료 1천6백원 문의 033-261-0088
신라 선덕여왕 때 ‘우수주’라고 칭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을 만큼 춘천은 역사가 깊은 도시다. 고려시대 유물인 춘천7층석탑(보물 77호)이 춘천 시내 빌딩 숲에 둘러싸여 있는가 하면 군데군데 전통 가옥의 형태가 그대로 남아 있는 모습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관광도시로서의 면모와 옛것을 지키는 전통문화도시로서의 모습을 동시에 지닌 셈이다.
1 김유정 문학촌
‘봄봄’ ‘동백꽃’ 등 1930년대를 대표하는 소설가 김유정의 작품 속에는 해학과 운치가 넘쳐나는 토속적인 묘사가 많이 등장한다. 그런 묘사들이 바로 그가 살던 춘천 실레마을의 정경 그대로가 아니었을까. 작고한 유명 작가를 기리기 위해서 보통 생가와 기념관 정도만 차려놓는 것에 비해 김유정 문학촌은 그가 살던 동네 전체를 복원해놓았다는 것이 뜻깊다. 문의 033-261-4650

2 현암민속박물관
오래된 토기, 도자기와 함께 50여 점의 민화, 공예품 등이 전시되어 있어 고졸한 전통문화의 향기를 느낄 수 있다. 박물관은 지하에 있으며 1층은 공지천의 풍경을 감상하며 차를 마실 수 있는 카페로 운영되고 있다. 문의 033-244-7726



자료출처 | 우먼센스
기획ㅣ정은혜 기자
글ㅣ홍유진(프리랜서)
사진ㅣ고영관
by 트래블러 2010. 1. 10. 20:29

서해안 가볼만한 곳,

천혜의 자연과 인간이 만나 조화를 이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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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명한 초여름 날씨가 문득 꽤 오랫동안 잊고 지낸 바다를 떠올리게 한다.

그림 같은 군도와 기막히게 아름다운 절경이 펼쳐지는 해변….

전라북도에 두고 온 몇 폭의 그리운 풍경들.

호남고속도로 전주IC를 나오자마자 군산으로 향하는 산업도로로 들어선다.

얼마나 달렸을까. 잘 빠진 도로 끝, 비응항을 만난다.

원래 비응도라는 이름의 섬이었지만 새만금 간척사업으로 육지가 되면서 비응항이라는 새로운 이름을 얻었다.

이곳에서 장장 33km나 되는 세계 최장의 방조제, 새만금이 시작된다.

바다에서 육지로 바뀐 면적만 해도 4만 헥타르가 넘는데 이는 여의도 면적의 1백40배나 된다고 한다.

외따로 떨어져 바다 가운데 옹기종기 모여 있던 섬들이 이제는 육지 가까이 편입되어 서해안 일대의 지도가

완전히 달라졌다.

유인도 17곳과 무인도 47곳이 속해 있는 고군산군도는 전북에서도 손꼽히는 아름다운 섬들의 집합체다.

새만금 방조제 공사로 고군산군도의 신시도, 선유도, 장자도가 육로로 이어지게 되었지만 아직 개통되지 않아

군산 국제여객선터미널에서 유람선이나 여객선을 이용해야 한다.

올해 말, 새만금 방조제 도로가 개통되면 군산 비응항에서 고군산군도의 섬들을 거쳐 부안까지 바다 위로 난

33km의 길을 달릴 수 있게 된다.

탁 트인 시원한 바다를 양 옆에 끼고 시원하게 뚫린 도로를 드라이브하는 기분은 상상만 해도 짜릿하다.

그 느낌을 미리 맛보고 싶다면 부안 쪽 새만금 방조제로 가보면 된다.

부안군 변산면에서 시작되는 방조제의 4.5km 구간을 공개해놓았다.


신비한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선유도


고군산군도의 중심에 있는 큰 섬으로 맏이섬이라고 불린다.

원래는 군산도였지만 해발 1백m높이의 봉우리 두 개가 마치 신선이 마주 앉아 바둑을 두는 모양새라 하여

'선유도(仙遊島)'란 이름이 붙여졌다.

망주봉, 명사십리해수욕장 등 아름다운 선유도팔경으로 유명하다.

버스나 택시가 없으므로 자전거를 대여해 연륙교로 이어져 있는 근처의 무녀도, 장자도도 들러보는 것이 좋다.

-찾아가는 길:

군산 국제여객선터미널에서 고군산군도 일대를 둘러볼 수 있는 유람선을 이용할 수 있다.

전화 예약 필수.

-문의:

월명유람여객선(063-445-2240, www.wmmarine.com)


부안 여행은 뭐니 뭐니 해도 변산반도를 감싸 안듯 놓인 해안 국도를 타고 달려야 제 맛이다.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해안선의 절경을 구경하다 보면 곳곳에 있는 보석 같은 볼거리들이 성큼 다가온다.

부안에서 격포 방향으로 24km 지점에 변산해수욕장이 있다.

해안을 따라 난 30번 국도를 달리다 보면 발길을 머물게 하는 명소들이 참 많다.

고사포해수욕장, 상록해수욕장 드라마 < 불멸의 이순신 > 세트장 등이 있다.

그중 빼놓을 수 없는 것이 격포에 있는 채석강과 적벽강이다.

바다와 수만 년의 시간이 만들어낸 예술 채석강


채석강은 마치 수만 권의 고서를 켜켜이 쌓아놓은 듯한 지층의 기이한 생김새가 감탄을 자아낸다.

오감이 뿌듯하게 충족되는 느낌에 차라리 고요해진다.

천천히 걷다 저 멀리 하얀 방파제가 눈에 보일 때쯤이면 다리는 조금 아파도 마음은 한결 편안하다.

거대한 해안절벽 옆으로 천천히 산책하다 보면 마치 수만 년 전의 모습을 보는 듯한 신비로움에 사로잡힌다.

격포해수욕장을 따라 북쪽으로 가면 볼 수 있는 적벽강의 붉은 암석 또한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다.

-찾아가는 길:

호남고속도로를 신태인IC에서 부안, 변산 방향. 30번 국도를 타고 17km 정도 달리다 보면 격포해수욕장이다.

-문의:

변산반도국립공원(063-582-7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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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석강을 나와 다시 해변가를 달린다.

상록해수욕장과 모항해수욕장을 지나 석포리로 들어서는 데 30분이 채 걸리지 않는다.

이번에 향한 곳은 1천5백 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고찰, 내소사다.

변산반도는 바다와 더불어 아름다운 숲으로도 유명하다.

숲과 바다의 공생관계를 온몸으로 느끼기 위해서라도 꼭 들러야 하는 곳이다.

내소사에 닿기 전 약 6백m 길이의 전나무 숲길이 그 백미라 하겠다.

천천히 전나무 숲길을 걸어 절 앞에 당도하면 소박하게 2층으로 지어진 봉래루를 만날 수 있다.

내소사에는 유난히 문화재가 많다.

보물 제277호 고려동종, 보물 제278호 법화경절본 등 그 오랜 역사를 가늠할 만하다.

특히 안마당 한가운데, 1천 년 된 느티나무는 그 서슬 퍼런 위엄에 시선을 떼지 못한다.

큰 절은 아니지만 오랜 세월 그 자리를 지켜온 만큼 그 깊이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분위기가 고적하고 여여

하다.

그러나 대웅보전에 이르면 그렇게 호젓해진 마음이 문득 화사해지는데 바로 꽃살문의 아름다운 무늬 때문이다.

빗국화꽃살문, 솟을모란연꽃살문 등 금방 피어오른 듯 고운 문양이 수백 년 시간의 세례를 받아 고풍스럽다.

오래 걸어 아픈 다리를 두드리며 달큼한 숲의 향기와 시원한 바닷바람을 한껏 들이켰다.

다시 차를 타고 국도로 들어서는데 마음엔 아쉬움이 가득하다.



백제의 미를 느낄 수 있는 내소사


내소사는 서기 633년, 백제 무왕 때 혜구 두타 스님이 창건한 절이다.

오랜 세월에 걸쳐 일부 소실되기도 하고 수차례 중건을 거쳐 현재의 모습이 되었다.

변산반도국립공원의 아름다운 자연과 어우러져 그대로 한 폭의 그림과 같은 인상이다.

특히 일주문에서 천왕문까지 이어진 전나무 숲길은 속세의 찌든 때를 벗겨내는 듯 맑고 청아한 절 분위기와

그대로 부합한다.

-찾아가는 길:

호남고속도로 정읍IC에서 정읍, 부안 방면으로 들어오다 줄포 지나 보안사거리에서 좌회전.


기획 | 정은혜 기자
취재 | 홍유진
사진 | 정종갑, 전주시청·군산시청 제공

by 트래블러 2010. 1. 10. 20:27


열우물 길에희망의 색을 입히다

- 2007년 10월 13일 , 인천시 부평구 십정동
야트막한 산의 능선을 따라 빼곡하게 들어선 낮은 집들이 옹송그리고 모여 앉은 곳. 이 십정동에 향긋한 문화 나눔의 현장이 포착되었다는 제보가 입수됐다. 숨은 문화 나눔의 향기를 좇아 향기추적팀이 달려갔다.

am 11:13 불량배 아파트에 둘러싸인 조그만 동네?

십정동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달동네다. 그래도 명색이 광역시인 인천에 아직도 이런 곳이 남아있을까 싶을 정도로 동네의 정경은 남루하다. 오랜 기간 주거환경 개선 사업 들먹임에 매년 귀를 기울여 보지만 이미 십정동 주민들은 몸도 마음도 지친지 오래다. 선거철마다 공론이 들끓다가도 당선만 되면 모른 척하는 식으로 10여년을 끌었던 재개발이 올초 확정됐고 동네에는 빈집이 더욱 늘었다.
게다가 동네 어디에서건 시야를 가로막는 아파트들에 이 키 작은 동네는 꼭 덩치 큰 불량배들에게 둘러싸인 모양이 되었다. 주거환경개선 지구 지정이 결정되지도 않은 시점에 서 고층아파트들이 마구잡이로 밀고 들어온 것이다. 동네를 포근히 감싸주었던 함봉산의 풍경은 이제 추억 속으로 사라져 버린 셈이다..

pm 1:40 버림받은 동네, 그래서 더 애틋한 -

6,70년대 근처에 공단이 생김과 동시에 기하급수적으로 주거민이 늘면서 자연스럽게 형성된 동네가 바로 이 곳 십정동이다. 울퉁불퉁한 골목과 다소 엉성해 보이는 가옥들 또한 과거 주민들의 손에 하나하나 희망으로 세워졌던 것이리라.
십정동, 열 개의 우물이 숨어 있다 하여 붙여진 이름. 위로, 아래로 꾸불꾸불하게 이어진 좁은 골목들을 따라 여정을 함께 하다보면 어디쯤 향기로운 우물 하나가 길 잃은 나그네를 맞아줄 법도 하다. 그러나 수십 년간 동네 주민들의 지친 발걸음을 견뎌냈을 골목길의 시멘트는 하나 같이 닳고 깨져 성한 곳이 없다. 십정동에서 20년을 살았다는 강숙자 할머니 또한 '동네에 정은 많이 들었지만 이젠 얼른 보상을 받고 떠나기를 기다리고 있는 형편'이라고 했다. 사실, 가까운 장래에 아파트촌으로 변모할 동네의 운명을 받아들인 십정동의 많은 주민들은 이미 집을 팔고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갔거나 조만간 이주할 계획을 갖고 있었다. 그래서 부서진 간판은 그대로 방치되었고 무너진 시멘트 계단은 일어설 줄 몰랐다. 거대한 기중기와 포트레인 앞에 조각날 동네는 체념한 채 점점 폐허로 변해가고 있었다.

이쯤에서 향기추적팀은 심각한 딜레마에 빠졌다. 대체 이런 동네에서 누가, 어떤 문화나눔을 펼치고 있다는 말인가.

“그런데 할머니, 이 벽화들은 다 누가 그린 거예요?”
“이거? 몇 년 전부터 그림을 그려주는 사람들이 있더라고. 구청에서 그려주는지 어디서 그려주는지 난 잘 몰러. 오늘도 저기 아래에서 채 씨네 할머니 집 벽에다 그림을 그리던데?”

pm2:37 페인트붓을 잡은 천사들을 만나다
십정동의 중앙을 가르는 안성길로 나오니 어여쁜 벽화가 그려진 집들이 하나둘 눈에 띈다. 얼기설기 세워놓은 울타리를 따라 오색 빛의 나팔꽃이 그 자태를 뽐내고 빛 고운 코스모스와 잠자리가 회벽 안에서 멋진 풍경을 자아낸다.
양떼가 뛰노는 목장 벽화 곁에서 담소를 나누시는 두 할머니를 만났다. 할머니들 품에서 오후의 한가로움에 마냥 젖어있던 조그만 강아지 한 마리가 우리를 보더니 무섭게 짖어댄다. 할머니 말로는 어디서 다쳤는지 만신창이가 된 것을 데려다 키웠는데 사람을 많이 경계한다고 하였다.

“그런데 할머니, 이 벽화들은 다 누가 그린 거예요?”

“이거? 몇 년 전부터 그림을 그려주는 사람들이 있더라고. 구청에서 그려주는지 어디서 그려주는지 난 잘 몰러. 오늘도 저기 아래에서 채 씨네 할머니 집 벽에다 그림을 그리던데?”
할머니가 가르쳐 준 쪽으로 우리는 당장 방향을 틀었다. 한 집 건너 하나씩, 화사하게 그려진 벽화가 길을 안내하는 듯했는데 머지않아 우리는 비로소 온 몸에 페인트를 묻힌 채 벽화작업에 열중하고 있는 천사의 무리들을 만날 수 있었다.

골목에 향기로운 삶의 색깔을 입히다
조심스럽게 다가가 보니 서로 마주 보고 있는 나지막한 담벼락마다 많은 사람들의 부지런한 붓질로 벌써 거지반의 그림이 완성되어 가고 있었다. 이날 향기추적팀이 발견한 향기의 진원지는 '인천 희망 그리기', 한 포털의 동호회를 기반으로 하는 벽화 그리기 봉사단체다. 이들이 5년 째 진행하고 있는 열우물길 프로젝트는 매년 조금씩 무채색의 십정동에 희망의 빛깔을 입혀왔다. 이 날 벽화 그리기도 십여 명의 자원봉사들과 함께 아침 10시부터 진행되고 있었다.
'인천 희망그리기' 의 운영자, 이진우 씨가 그리는 해바라기는 오후 태양빛을 받아 작열하듯 빛났다. 지난 2002년, 십정동 주민이기도 한 이진우 씨가 동네의 환경을 정비하고 삶의 질을 높여보자는 취지로 지역 동료 화가들과 벽화를 그린 것이 시작이었다. 지난 5년간 수백여 명의 자원봉사자들과 지역 주민들이 프로젝트에 함께 하면서 매년 이맘때가 되면 십정동은 조금씩 활기를 되찾곤 한다.
열우물길 프로젝트는 벽화 제작뿐만 아니라 사진 전시, 지역 어린이들이 참여한 미술작품 전시 등으로 이뤄진다. 공예를 전공한 조현정 씨는 이번에 처음으로 열우물길 프로젝트에 참가해 아이들의 미술 수업을 지도해주고 벽화그리기에 동참했다고 했다.
“돈을 벌기 위해 그림을 그리는 것과 자발적으로 그리는 그림은 그 성취감에 있어서도 차이가 크죠. 좋은 일도 좋은 일이지만 저 개인적으로도 무척 재미있고 보람찬 작업이었어요.”
벽화가 그려진 골목에서 아이들은 뛰놀고, 지나가던 사람들은 걸음을 잠시 멈추기도 한다. 인천 희망그리기가 제안하는 나눔의 의미는 적극적으로 행복하려는 노력에 다름 아니다. 앉아서 행복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먼저 행복을 찾아 나서는 것. 그래서 결국엔 모두가 행복해지는 것이 바로 나눔이다.

짤막 인터뷰

민중미술 2세대 작가인 이진우 씨는 그림으로 많은 사람들이 행복해질 수 있는 나눔 미술을 실천해 왔다. 포털사이트 다음의 ‘인천 희망그리기’와 ‘거리의 미술 동호회’의 운영자로도 활동하고 있는 그와의 짧은 인터뷰.

"벽화가 예뻐요. 그림체도 다양하고요."
"저희 동호회에는 미술을 전공한 회원들이 많으니까요. 각각 다른 분들이 시안을 해 오세요. 벽의 모양과 분위기에 맞게 그림을 정하죠. 그래도 대부분 자연을 배경으로 해서 따뜻하고 포근한 느낌을 많이 주려고 해요."
"5년 동안이나 이 작업을 해 오시면서 힘든 일도 많으셨을 텐데."
"왜 없었겠어요. 처음에는 먹고 살기도 힘든데, 무슨 일을 벌이는 거냐면서 마땅치 않게 보시는 주민들이 많았어요. 재개발이 빨리 되기를 기다리고 있는데 그림까지 그리고 그러면 더 늦어질지도 모른다며 반대하시는 분들도 있었고요."
"자원봉사로 하는 일인데 주민들의 여론이 그랬다면 굉장히 힘이 빠지셨겠네요."
"말씀은 하시지 않아도 좋아하시는 분들이 있다는 걸 알고 있었으니까요. 삭막하던 동네가 그래도 하나씩 예쁜 그림으로 채워져 나가니까 그걸 신기해하시고 좋게 보시는 분들도 점점 늘더라고요."
"올해 십정동이 환경개선지구 결정이 났다고 들었어요. 그렇다면 수년 내로 동네가 사라진다는 얘긴데, 허무하지 않아요?"
"이 동네, 이 골목에 사람이 한 명이라도 사는 한은 계속 해나갈 거예요. 재개발이 결정됐다고 해서 사람들이 단숨에 사라지는 게 아니잖아요. 이 분들이 사시는 날까지는 그래도 좀 더 좋은 환경에서 십정동을 사랑하면서 사셨으면 좋겠어요."
“이렇게 봉사활동을 하시면서 느끼게 되는 가장 큰 보람은 뭔가요?”
"저는 이게 봉사라고 생각 안 해요. 나눔이라고 생각하죠. 내 것을 남에게 ‘주는’ 것이 아니라 좋은 것을 함께 ‘나누는’ 거라고요. 이 일로 주민 여러분들도 행복하고 나도 행복하고 참여해주신 자원봉사자여러분들도 모두 행복하잖아요. 그럼 된 것 아닌가요?"
(인천희망그리기 http://cafe.daum.net/10umulgil)

글_ 홍유진
사진_ 서희연, 박영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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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트래블러 2009. 8. 7.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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