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형 새로운 전문가,대한민국 블로그 어워드 수상자

리빙센스 | 입력 2010.03.05 13:00



블로그를 만나기 전에는 아무도 이들을 주목하지 않았다. 평범한 회사원이거나 주부 혹은 백수였던 사람들이 이제 21세기형 전문가로 각광받고 있다. 책보다 빠르고 알차며, 전문가들보다 쉽고 재미있게 정보와 뉴스를 전해주는 사람들. '2009 대한민국 블로그 어워드'를 수상한 4명 남녀를 만나보았다.

< 2009 대한민국 블로그 어워드 대상 >

출장 전문 해외 영업사원,여행이 직업이 되다

스무 살, 아무것도 모르고 떠난 동남아 배낭여행이 모든 것을 바꿔놓았다. 늘 어딘가로 떠나고 싶어 하는 지독한 여행 중독증. 대학 시절에는 물론 사회생활을 시작하고도 달라지지 않았다. 그나마 해외 출장이 잦은 해외 영업사원이었기에 여행의 갈증을 풀 수 있었다. 그래도 감히 여행가로 살겠다는 결심을 하지는 못했다. 여행은 어디까지나 그가 가장 좋아하는 취미일 뿐이었으므로. 그런 그의 마음이 조금씩 바뀌기 시작한 것은 이직을 준비하며 회사를 그만두고 본격적으로 블로깅을 시작하면서부터다.

"처음에는 몇 달 쉬면서 여행하다 얼른 취직해야지, 이런 생각이었어요. 그런데 일이 점점 커지더라고요."

닉네임 '김치군'은 PC통신 시절부터 써온 이름이다. 간간히 여행기를 올리던 홈페이지를 블로그로 옮기면서 김치군의 '내 여행은 여전히 ~ing'가 시작되었다. 공대 출신인 그는 남들처럼 감각적인 사진에 감성 가득한 여행 에세이는 무리라고 판단했다. 그래서 여행을 준비하는 이들이 필요로 할 만한 실용적인 여행 팁 위주로 블로그를 꾸몄다. 알찬 정보와 매일 계속되는 업데이트는 많은 여행객을 블로그로 이끌었고, 방문객 수는 하루가 다르게 늘어갔다.

"여행을 하면서 알게 된 정보를 혼자만 알고 있을 것이 아니라 더 많은 사람과 나누고 싶다는 소박한 바람으로 시작했어요. 그런데 블로그 방문자 수가 많아지면서 해외 관광청에서 초청도 들어오고, 여행 잡지 등에 원고도 기고하게 되었어요."

블로그 안에 설치해놓은 애드바로 벌어들이는 수입만 한 달에 40만~60만원. 올해 출판하기로 한 책만도 두 권이다. 이쯤 되니 다시 안정적인 직장인으로 돌아가야겠다는 계획은 자꾸만 뒤로 미뤄지고 있다.

"취미로 시작한 블로그가 저를 여행 전문 블로거로 만들어줄 줄 어떻게 알았겠어요? 좋아하는 일로 돈도 벌고, 이렇게 상도 받으니까 무척 기분이 좋지만 가끔은 얼떨떨하기도 해요."

김치군, 정상구 씨는 2009 대한민국 블로그 어워드에서 대상을 받았다. 네티즌이 직접 투표한 상인만큼 대중적인 인기도를 객관적으로 입증받은 셈. 사실 해외여행을 준비하는 사람 치고 그의 블로그 한번 방문하지 않은 사람은 드물다. 그래서 '김치군'이란 이름은 여행객들 사이에서 공공연한 유명인이다.

"해외여행을 하는 도중에 한국 사람과 만날 때가 있는데 어떤 분들은 저를 알아보시더라고요. 마치 연예인 보듯 태도가 달라지는 걸 보면 참 신기하기도 하고, 기분이 좋기도 해요."

블로그를 방문하고 관심을 표하는 이웃들이 있기에 그는 혼자 여행을 떠날 때도 마치 항상 누군가와 함께 떠나는 기분이 든다고 했다. '이거 알려주면 좋아하겠지? 이런 장면을 어떻게 하면 잘 전해줄 수 있을까?' 등등 여행을 하면서도 포스팅 생각이 머리를 떠나지 않는 것이다. 특히 지난해 오로라를 보러 캐나다에 갔을 때를 잊을 수 없다. 말로 형용할 수 없는 그 아름다운 광경은 사진으로도, 글로도 표현이 안 되었기에 그렇게 안타까울 수가 없었다고.

하루라도 포스팅을 거르면 마치 화장실을 가지 않은 것처럼 마음이 찝찝하다는 정상구 씨. "내일은 일본 관광청 초청으로 시마타 현에 간다"며 상기된 표정을 짓는 서른 살 젊은 블로거의 미소가 싱그러웠다.

김치군의 '내 여행은 여전히 ~ing'(www.kimchi39.com)
2000년, 동남아로 첫 배낭여행을 시작한 후 지금까지 30여 개국을 누빈 김치군은 자타 공인 여행 중독자다. 여행할 때마다 후기를 올리던 기존 홈페이지에서 현재의 블로그로 보금자리를 옮긴 것이 2008년. 블로그의 파급력은 대단했다. 그가 올린 알찬 여행 정보들은 순식간에 네티즌들을 사로잡았고, 이에 2009 티스토리 베스트 블로거, 2009 대한민국 블로그 어워드 대상을 수상하기에 이른다. 좋은 사람, 아름다운 풍경, 맛있는 음식 세 박자만 갖춰지면 어느 나라 어느 곳을 가더라도 최고의 여행이 된다는 그는 지금도 여전히 여행 중이다.

< 2009 대한민국 블로그 어워드 문화 예술 부문 우수상 >

평범한 주부가 자타 공인 미술 전도사가 되기까지…

강은진 씨는 취학 전 두 딸을 키우는 가정주부다. 다른 주부들과 조금 다른 점이 있다면,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잘 알고, 그것을 손에서 놓지 않는다는 정도다.

"예전부터 미술사와 관련된 책을 읽는 것이 취미였는데, 혼자만 알고 있기에는 아까운 재미있는 이야기가 참 많았어요. 이걸 다른 사람들에게도 알려주고 싶은데 홈페이지를 만들기는 부담스럽고…. 때마침 블로그를 만난 거죠."그림 보는 것을 좋아한 그녀였지만, 특별한 꿈이 없었기에 대학에 가서도 취업이 잘된다는 전산을 선택했다. 그러나 적성에 맞지 않아 빠져들기가 어려웠고, 그럴수록 미술과 클래식 등 예술 분야에 대한 관심을 멈출 수 없었다.

"결혼 후 애를 낳고 나서도 책을 많이 읽고 공부도 했어요. 대학원에 들어가 '예술 경영'을 전공하기도 했지요. 그때까지도 딱히 뭐가 되겠다는 목표가 없었지만, 이제 와 생각해보면 블로그를 하게 되기까지 좋은 준비 과정이 되었던 것 같아요."

보통 어렵게 생각하는 예술과 미술사에 대한 이야기를 이해하기 쉽고 재미있게 풀어주는 강은진 씨의 블로그 '아트 talk talk'의 방문객은 날로 달로 늘어갔다. 네이버 메인 화면이나 감성지수에도 여러 번 소개되면서 눈길을 끌기도 했다. 그렇게 블로깅은 그녀에게 많은 것을 안겨주었다. 이제는 전업주부가 아닌 '전업 블로거'가 되었고, 곧잘 인터뷰 요청을 받기도 한다. 아무래도 예술을 주제로 하는 블로그다 보니 하루 방문객은 1천여 명 내외에 불과하지만, 진심으로 미술을 좋아하는 사람들이기에 진정어린 소통을 나눌 수 있다고.

"블로그의 최대 장점은 이웃들과 즉각적인 소통이 가능하다는 것이죠. 가끔은 얼굴도 모르는 블로그 이웃들이 현실 속의 이웃들보다 가깝게 느껴져요."

평범한 주부였던 그녀가 이제 신문이나 잡지 등에 소개되기도 하고, 크고 작은 상을 받다 보니 주위에서 바라보는 시선도 많이 달라졌다. 책을 내자는 제의도 빗발쳐, 올해만 미술과 육아 등 여러 콘셉트로 세 권이나 출판 계약을 맺었다.

"저는 미술을 전공하지도 않았고, 엄청나게 해박한 지식을 갖춘 사람도 아니에요. 하지만 자신의 일상 이야기를 블로그라는 공간에 편하게 늘어놓듯, 예술 이야기도 그렇게 나눌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저의 포스팅을 보고 어떤 화가를 좋아하게 됐다는 댓글을 읽을 때마다 마치 중요한 일을 해낸 것처럼 마음이 뿌듯해지죠."

아직 여섯 살밖에 안 된 딸 유진이와 함께 보내는 알콩달콩한 일상도 강은진 씨 블로그의 단골 소재. 엄마의 영향을 받아서인지 유진이는 루소의 그림을 그렇게 좋아한다고. 좋아하는 그림을 사랑하는 아이와 함께 보던 경험이 이제는 그녀만의 전문 자산이 되어 명화를 이용한 유아교육 책도 내게 되었다.

"저는 늘 꿈이 없었어요. 대학도 성적에 맞춰 들어갔고, 사회생활에서도 별다른 보람을 얻지 못했죠. 그랬던 저에게 블로그가 꿈을 찾아주고, 실현시켜준 거죠.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꿈의 공간, 매력 있지 않나요?"

아트 talk! talk!(blog.naver.com/guarneri)
클래식 마니아로 시작해 자연스럽게 서양사와 철학, 미학까지 두루 섭렵했다는 자칭 '공부하는 줌마'. 전공자가 아니다 보니 책을 읽으면서 생긴 궁금증이나 생각거리들을 블로그에 정리해놓기 시작했다. '이게 뭐가 잘 그렸다는 거야?', '책에 나오는 어려운 설명이 대체 무슨 소린가?' 등등 예술이 어렵다는 고정관념을 깨는 재미난 글과 그림으로 가득하다. 즉각적인 가십성 포스팅이 큰 인기를 끄는 요즘, '아트 talk! talk!'을 방문하는 네티즌들은 '마음이 정화되는 것 같다'며 뜨거운 반응을 보내고 있다. 2009 대한민국 블로그 어워드에서 문화 예술 부문 우수상을 받았다.

< 2009 대한민국 블로그 어워드 요리 부문 우수상 >

할머니를 사랑한 효녀,이제 블로그로 세상과 소통하다

블로그에서는 명랑하고 발랄한 젊은 여성으로 비쳤는데, 의외로 나이도 있고, 속도 깊다. 9년 전 사랑하는 할머니가 뇌졸중으로 쓰러지자 사회생활을 포기하고 집에서 간병인을 자처했을 정도로 박현진 씨는 마음씨가 고운 처녀다. "할머니께서 저희 삼남매에게 너무 큰 사랑을 주셨기 때문에 그 상황에서는 제가 당연히 할머니를 돌봐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많은 분이 그런 결정을 한 저를 걱정하고 만류하셨었어요. '너 그러다 시집도 못 가고 집에서 돈 한 푼 없이 불쌍하게 살 거다' 이런 얘기를 수도 없이 들었죠."

그러나 박현진 씨는 매사를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무엇이든 최선을 다해 일하는 강한 여성이다. 할머니를 위해 다니던 직장까지 그만두고 병수발을 선택한 그녀. 긍정의 힘이 이룬 쾌거일까. 당시 그녀를 불쌍하게 바라봤던 친구들이 이제 모두 부러워한다고 했다.

박현진 씨가 베이킹에 관심을 갖게 된 것도 단지 '할머니가 찐빵이 드시고 싶다'고 했다는 이유였다. 시중에서 판매하는 찐빵은 설탕이 많이 들어갔을 것 같아 못 미더워 직접 만들어보기로 했단다. 첫 시도는 성공이었다. 찜통 뚜껑을 열었을 때 보얗게 잘 부풀어 오른 찐빵과 만났던 순간, 그 황홀한 느낌을 그녀는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그때부터 빠져들기 시작했죠. '다음에는 녹차가루를 넣고 해볼까?', '소금의 양을 늘려보면 어떨까?' 여러 가지 시도를 시작했어요. 물론 실패도 많이 했어요. 제가 한번 빠져들면 미친 듯이 파고드는 스타일이라 모르면 알 때까지 변수를 달리하면서 수없이 시도했죠. 밀가루 성분에 대한 공부도 많이 했고요."

처음에는 자료 창고 형식으로 그녀가 반복한 시행착오와 레시피를 적어두는 용도였던 블로그가 점차 찾아오는 사람이 늘면서 역할이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다.

"별것 아닌 내용인데도, 찾아와서 보고는 고맙다고 인사하는 사람도 있고, 저에게 베이킹에 대해 물으시는 분들도 있었어요. 저도 이제 막 배우는 단계였는데 말이에요. 내 레시피가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본격적으로 블로그에 제가 만든 정보를 올리기 시작했죠."

할머니를 돌보느라 늘 집 안에만 있어야 했던 그녀에게 블로그는 세상을 향한 소통 창구가 되어주었다. 생전 들어보지도 못한 온갖 찬사는 물론 칭찬 댓글들에 그녀는 더 힘을 내서 새로운 레시피를 올리기 위해 노력했다. 그녀의 블로그가 이렇게 큰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었던 까닭은 오븐이 아닌 프라이팬과 밥통 등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흔한 요리 도구로 독창적인 요리를 뚝딱 만들어낸다는 점에 있었다.

"겁없이 달려든 것이 오히려 다행이었어요. 한 번도 베이킹에 관해 전문 교육을 받은 적이 없고 주위에 잘 아는 사람이 있었던 것도 아니었거든요. 정말 '글로 요리를' 배운 사람이었죠, 제가."

그녀가 프라이팬으로 만든 빅 파이는 포털사이트 메인에 올라가 단 하루 만에 수천 명의 새로운 이웃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올 초에는 백호 해를 맞아 백호 털까지 생생하게 묘사한 백호케이크 디자인을 선보이기도 했다.

2008년에는 그녀만의 노하우를 담은 베이킹 책을 출간했고, 요즘은 가끔 이곳저곳에서 강의 요청이 들어오기도 한다. 하지만 최근 몇 년 동안 그녀가 받은 가장 기쁜 선물은 바로 할머니께서 건강해지신 것이다.

"제가 늘 되뇌는 말이 있어요. '위기를 기회로'인데요, 정말 나쁜 일이 닥쳤을 때 용기 내서 최선을 다해 극복하고 나면 그 일이 전화위복이 돼서 더 좋은 일이 생기더라고요. 할머니도 이제 건강해지시고, 저도 제가 진정 좋아하는 일을 찾게 됐으니 정말 맞는 말이죠?"

콩지의 음식발기 - No 오븐 베이킹의 모든 것!(blog.naver.com/ohmytotoro)

오븐 없이 만드는 치즈케이크, 파이, 쿠키 등은 창의적이다 못해 기상천외하기까지 하다. 시중에서 판매하는 과자를 똑같이 따라 한 레시피로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전문적인 요리 강습을 받아본 적이 한 번도 없는 평범한 처자지만 인터넷 상에서는 웬만한 유명 요리사보다 더 큰 유명세를 누리는 '베이킹의 여신'이다. 2008 네이버 파워 블로그, 2009 대한민국 블로그 어워드 요리 부문 우수상을 탔다.

< 2009 대한민국 블로그 어워드 시사 부문 우수상 >

꿈이 없었던 청년,1인 미디어의 선봉자가 되다

미디어 몽구의 브랜드파워는 이제 여느 언론사 못지않다. 블로그가 인기를 끌기 시작하던 시점에 나온 '1인 미디어'라는 신조어는 이제 미디어 몽구를 이야기하는 대표적인 호칭이 되었다.

김정환 씨가 처음 블로그를 하게 된 계기는 황우석 박사의 줄기세포 파문 사건 때문이었다. 파문을 일으킨 황우석 교수서울대병원에 입원했을 때, 마침 가까이에 살고 있던 그는 심심하기도 하고 궁금하기도 해서 카메라를 들고 취재진들이 깔려 있는 풍경을 찍어 블로그에 올렸다.

"아무 생각 없이 올리고 잤어요. 그런데 다음 날 일어나보니 그 영상을 본 사람이 글쎄 몇만 명을 넘어서는 거예요. 다음 아고라 뉴스에도 그게 올라갔는데 최고 조회수를 기록했다고 상금까지 줬어요. 이거, 용돈벌이가 되는구나 싶었죠."

처음부터 거창한 포부를 갖고 시작한 것은 아니었던 셈이다. 오히려 그는 가끔 축구를 즐기며 강아지 몽구와 평화롭게 사는 것이 전부인 평범한 20대 청년일 뿐이었다. 그가 가진 유일한 재주라곤, 보조로 일하며 익힌 카메라 촬영 기술이었다. 용돈벌이나 하자고 생각했던 블로그는 오히려 스승이 되어 그를 세상으로 이끌어내고, 새로운 깨우침을 던져주었다. 그리고 점점 '기존 언론사가 미처 보여주지 못하는 것을 내가 찍어서 올려주자!'는 새로운 목표로 바뀌며 젊은 피를 뜨겁게 달구었다.

"제가 하는 일로 조금씩 세상을 바꿔나갈 수 있다는 게 신기하게 여겨졌어요. 한번은 서울시에서 '응가방'이란 이름의 무인 화장실을 이곳저곳에 설치했는데, 아무도 이용하지 않아 애물단지나 다름없었죠. 그걸 찍어 올리고 개선 방향을 함께 적었는데, 그게 반영되어 명칭을 바꿀 수 있었어요. 그렇게 조금씩 세상이 더 나은 방향으로 바뀌다 보면 정말 좋은 세상이 오지 않을까요?"

처음엔 소속도 없이 혼자 카메라를 들고 다니는 그를 무시하고 경멸하는 눈빛을 느끼기도 했다. 특히 기존 기자들의 텃세 때문에 남몰래 눈물을 흘린 적도 많았다.

"한때는 이 일을 계속해야 하나, 고민하기도 했어요. 그러다가 수습기자가 하는 모습을 잘 관찰해봤죠. 선배들에게 인사를 엄청 열심히 하더라고요. 그때부터 저도 다른 기자들께 먼저 인사도 건네며 점점 얼굴을 익히기 시작했죠."

방송이나 신문에서 미처 다루지 못한 특종도 많이 잡았다. 권력에 휘둘리지 않고 네티즌들이 흥미 있어 할 만한 특종을 곧잘 잡아내는 그를 보고 사람들은 '새로운 대안 미디어의 등장'을 이야기했다. 1인 미디어의 특징과 장점을 잘 살린 그의 활동에 사람들은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름이 알려지자 유혹의 손길도 뻗어왔다. 돈을 얼마 줄 테니 홍보를 부탁하는 사행성 청탁부터, 대중적인 인지도를 쌓은 그를 영입하려는 기존 언론사의 스카우트 제의도 있었다고. 하지만 그는 흔들리지 않았다.

"어딘가에 소속돼서 일하다 보면 지금 제가 이 일을 하면서 느끼는 보람을 잃을 것 같아요. 세상의 소식을 저만의 미디어로 네티즌들에게 전하는 기쁨은 무엇에도 비교할 수 없거든요. 처음 블로그가 대안 미디어로 촉망받을 때와는 달리 지금의 블로그는 많이 변한 것 같아요. 돈을 벌기 위해 블로그를 하는 분들을 뭐라고 할 수는 없지만, 안타까울 때가 많아요."

현재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시사 블로거는 거의 없다고 한다. 또 분위기에 따라 뜨거워졌다, 식었다를 반복하는 시사 분야의 특성상 요즘은 겨우 생활이 유지되는 정도밖에 수입이 안 된다고 했다. 그러나 김정환 씨의 가장 큰 고민은 다름 아닌 다가올 지방선거 참여율이다.

"참여하지 않으면 정치를 비판할 자격이 없는 거거든요. 6월 2일 지방선거에 선거 열풍이 불어서 제발 많은 분이 투표에 참여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세상을 바꾸는 가장 기본적이고도 쉬운 일이니까요."

미디어몽구(www.mongu.net)
영상 취재를 전문으로 하는 시사 블로거. 주변에서 일어나는 소소한 풍경부터 사회적인 이슈로 뜨거운 현장까지 6년째, 싱싱한 소식을 영상에 담아 네티즌들에게 전하고 있다. 매일 취재거리를 찾아 카메라를 들고 현장에 나간다는 그는, 이제 자타가 공인하는 1인 미디어의 언론인이다. 2009 올해의 온라인 저널리스트, 2009 대한민국 블로그 어워드 시사 부문 우수상을 탔다.

사진|김외밀 진행|홍유진 (프리랜서)
by 트래블러 2010. 3. 15. 16: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