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이따금 형편없는 인터넷 기사를 볼 때면 혀를 찼다.
맞춤법은 논외로 치더라도...
기자 정신이라곤 찾아볼 수도 없고, 성의도 없고,
자신이 쓰고 있는 대상에 대한 최소한의 애정도 없는....
그런데 얼마전 알고지내던 기자로부터 드라마리뷰쓰는 알바가 있는데
보수가 꽤 짭잘하다며 소개시켜주겠다는 제의가 왔다.
시간 투자가 꽤필요한 일인 듯 싶었지만
새로운 도전에 늘 긍정적인 나로선 일단 얘기나 들어보자 하고 갔다.
들어보니 그래도 알만한 매체였다.
연예부 부장을 만나 얘기를 듣는데...
점차, 내가 생각했던 일이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었다.
tv프로그램 받아쓰기하는 한뼘짜리 기사들.. 뭐 그런걸 실시간으로 하루에 열개정도 써야 한다는데
과연 보수는 정말이지 깜짝놀랄 정도로 형편없었다.
실망하는 내 표정을 보며 그 부장은 무슨 생각을 했는지,
'처음에나 힘들지 나중엔 눈 감고도 쓴다'...고 한다.
대충 셈을 해보니 꼭지당 삼천원 정도?
하.하.
썩소가 절로 흘러나왔다.
그동안 인터넷 기사들 욕했던 게 조금 미안해지기도 했다.
눈 감고 쓴 기사들이었던 것이다.
두눈 부릅뜨고 정신차리고 써도 힘든데
쫓기는 시간 속에 눈을 감고 기사를 썼어야 했으니
정상적인 뭔가가 나올리 없다. 생각 따윌 할 수 있을리 없다.
즉시 제의를 거절하고 나오면서
안도와 씁쓸함이 동시에 내 가슴을 후벼팠던 건 왜일까.
일단은 밀린 원고에나 집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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