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여성지에서만 내 프리랜서 경력이 4년이 다 되어간다.

오래 해왔기 때문에 그곳 기자들과는 모두 친분이 있고,

어떤 때는 정말, 친근함이 느껴지기도 한다.

다만 나와 가장 오래 일했던 장차장과는 여간해서 정이 붙지 않았는데

나는 그것을 서로의 성격 탓으로 돌리고, 별 신경을 쓰진 않았다.

좀, 뭐랄까... 인간미는 없네, 뭐 서로 일만 잘하면 되지 뭐.

그런데 최근 L 잡지의 부장님과 같이 일하면서 새롭게 느낀다.

이 부장님과는 몇번 얼굴 본일도 없을 뿐더라 함께 일한지도 6개월이 안됐다.

하지만 일할 때마다 새록새록 감사함을 느낀다.

나의 성장을 생각하는 그녀의 멘트에 감동을 느끼는 것이다.

서로 잘해서 서로 잘돼보자,는 진심이 전해지는 것이다.

장차장에게 정이 붙지 않았던 건,

그저 한달마감 치기에 급급해서 프리랜서인 나를 어떻게 쏙 빼먹을까만 생각했던

그의 탓도 있겠고, 나 또한 그렇게 쓰임을 알면서도 이 또한 연줄이라고

차마 끊지 못하고 질질 끌었던 내탓도 있다.

암튼 진심이 없었던 것이다.

부장님이 보낸

'자기 글은 나름 재미는 있어~ 인터뷰 연구를 좀더 해서

자기만의 감각과 어투를 더 넣어보면 어떨까?'

애정어린 조언이 가득 담긴 메일을 읽으면서 한 생각들이다.

나는 즉시그 메일에 언급된 인터뷰어의 책들을 인터넷으로 주문했고,

어떻게 하면 더 일을 잘할까 고민하기 시작했다.ㅎㅎ

W잡지 일은... 들어오는 족족 거절하고 있다.

당연히 대놓고 "어떻게 나를 이렇게 대할 수 있어요?"라는 둥의 투정은 하지 않는다.

그냥 슬슬 뺄 뿐이다. 아쉽네요. 도와드리고 싶은데 그날 시간이 안되네요. 뭐 이런 식?

그러다보면 서서히 연이 끊어지겠지.. 그래도 별로 아쉽지 않으니 할 수 없지.

나는 점점 더 나아질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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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트래블러 2010. 6. 2. 23:21